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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in Aug 06. 2023

[CA-Banff] 레이크 루이스

Lake Louise, 다시 찾고 픈.

글래시어의 히든레이크트레일의 감동이 너무 커서, 해질 무렵에 글래시어 국립공원을 출발했고, 

덕분에 깜깜한 자정 즈음 캐나다 국경을 통과했다.  국경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St. Mary River의 산불 덕분에 매케한 연기를 서둘러 뒤로하고 가장 먼 지점 야스퍼/힌튼 KOA까지 달렸다. 2일동안 총 1200km를 넘게 달렸는데, 참 신기한게 그 모든 길이 한결같이,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먼 길이었지만, 우리가 지나치는 길은 93번 도로. 

쿠트니 국립공원을 관통하고, Icefield parkway를 지나는 그 길 말이다. 

93번 도로를 살짝 빗겨나가 Bow Valley parkway도 지났다

(야생동물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전혀 보지 못했다.)

McDonald Lake를 지날때 이미 석양이 지고 있어서, 정말 멋진 도시 Whitefish는 그냥 스쳐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오른쪽은 Kootney 국립공원 시작점. 
Kootney National Pakr를 관통하는 Banff-WildernessHwy다. 여기에 멈춰서 잠시 쿠트니를 느꼈으면 좋았을텐데, 마음이 바빠 그러질 못했다

그 길에서, 꽤 오래 머문 곳은, 바로 레이크루이스.


레이크 루이스는,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으로 먼저 만났다.

음악으로 먼저 만나서일까,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이 그 자체로 레이크 루이스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하지만, 레이크 루이스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이 빠져서일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였을까. 기대가 많아서였을까.

레이크루이스는 우아하고 멋졌지만, 마음 깊이 성큼 다가오지는 못한 것 같다.


그 뒤로 모레인 호수를 보던 날 다시 한번 이곳을 찾았지만,

저 멀리 아그네스호수로 트레일을 떠났다면 레이크 루이스가 좀 더 달리 보였을까.

아쉽게도 레이크 루이스는 내게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사람들이 뜸한 가을쯤 한번 더 오고 싶다.

새벽의 레이크 루이스와 햇살이 가득한 저녁 시간의 레이크 루이스를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반짝이는 윤슬이 우아하다
레이크루이스 호수가 트레일-저 멀리 페어몬트 호텔이 멋지다. (가까이 가면 공사소리와 많은 인파에 정신이 없다)
캐나다에서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리고 아주 부자라면 그냥 페어몬트 호텔에서만 지내도 된다. 정말이지 놀랄 만큼 아름다운 곳에는 모두 페어몬트 호텔이 있다.



멋진 페어몬트 호텔을 뒤로하고, 우리의 허름한^^ 숙소로 달려가는 길. 이날 밤에 비가 내리고 천둥 번개가 쳤다. 난 그게 왜 이리 신기하고 멋진지. KOA의 공동 주방에서는 인도계 단체 손님이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고, 캠핑장 주변에는 커다란 마트가 있어서 우리도 장을 봐서 맛있는 삼겹살파티를 했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마시멜로를 구웠다. 

낯선 여행자들과 함께 부엌도 쓰고 불멍도 하고. 처음 해본 마쉬맬로 굽기. 달고나처럼 달콤하다
야스퍼 KOA 캠핑장에서 바라본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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