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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May 19. 2024

팀원이 늘어났을 때 가장 위험하다.

스케일업에 관하여


4명에서 8명으로


나와 '강석'의 사업 프로젝트는 시간이 흘러 3명이 되었고, 이어 4명이 되는 화학적 결합을 가졌다. 이제 4명이 한 팀이 되어 본격적으로 나아가려는 찰나, 팀원이 추가로 늘어 총 8명이 되었다. 게다가 학교 동아리에서 파트타임 업무 지원을 받게 됨으로써 대략 10~12명의 규모로 늘어나 버렸다.


여기서 문제는 사무실 자리 확보였다. 사업자당 2자리를 배정하는 것이 창업지원센터의 요건인데, 우리는 센터 및 타 입주 업체의 양해를 통해 3자리씩 확보했다. 그럼에도 자리는 턱없이 모자랐다. 이 과정에서 '김수'는 4명의 팀에서 독립하여 1인 창업을 단행했다. 이러한 계기로 인해 추가로 두 개의 자리를 더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8개 자리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혹자는 "독립 사무실을 하나 얻으면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하는 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 이 건물은 각종 기관이 입주해 있는 곳이라, 공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다. 그리고 지원제도 또한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러한 각종 지원제도의 정보를 몰랐을 때의 일이다. 이곳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혜택으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이곳은 타 기관과 비교해 보더라도 이만한 요건은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지금 이곳은 경쟁 PT를 통해 입주할 수 있다.) 또한 월 40~60만 원의 임대료(창업기관 독립룸 입주 기준)를 지불할 돈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컸었다. 컵밥과 라면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개인적인 공과비를 지출하고 나면, 결국 0원으로 수렴했기 때문이다. 즉, 기초적인 의식주가 해소된 것이지, 사업을 위해 지출할 근력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계다가 지금은 입이 더 늘지 않았는가?


실제 작업 모습


입이 하나 는다는 것이 이토록 큰 대미지를 주는 것인지 그때만 해도 이들은 알지 못했다. 단지, 1명이 늘면 2배의 효율이 올라가고 2명이 늘면 4배의 효율이 늘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은 일반적인 소상공인들 또한 이러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꽤 있다. 예컨대 직원을 뽑았으니 나(CEO)와 함께 한다면, 적어도 1.5배 이상은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는 이다.(내 경험상 소상공인 기준, 열에 여덟은 그러했다.)  

 

[그림 1] 신규 팀원(1명)에 대한 시간과 팀 효율의 상관관계


<Hidden Tip>

위 '[그림 1]'은 신규 팀원(직원 포함)이 팀에 들어와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팀 효율에 기여하는 시점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것은 신규 직원이 바로 투입되었다고 해서 팀 효율에 기여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어도 1~2개월 이상은 적응 기간이 필요하며, 팀에 도움이 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됨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이러한 사유로 인해, 신입직원은 통상 3개월의 인턴기간, 경력직은 1개월이라는 수식이 붙지 않았던가?

여기서 문제는 여러 명이 입사했을 때이다. 위 그림은 1명을 기준으로 나타낸 평균 그래프이며, 2명 이상이 되었을 때는 위 그래프의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대략 2의 n승으로 낙폭과 시간이 길어진다.(물론 어떻게 조직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변수는 발생한다. 여기서는 전문적인 빙산의 영역이 아닌 수면 위의 범주에서 논하기로 하자.) 이와 관련한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려면 아래의 포스트를 참조한 후, 이곳으로 돌아오시길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정 반대로 흐르지 않던가? 그렇다. 나의 경험과 지식을 이들에게 인수인계해야 하는 큰 숙제가 남았다.(흔히들 "기 빨린다"라고 표현한다.) 인수인계 이후에는 관리 감독 및 성과측정 또한 해야 한다. 그러다 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가버리는 리스크(변숫값)까지 떠안아야 한다. 그러면 또 구인 후 몇 개월간 인수인계하며 육성해야 하고, 인계한 상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문제를 함께 떠안게 된다. 그러면 영업이든 제휴든 여러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매출은 정체하거나 하락한다. 이러한 매출 하락은 사내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가져오게 되고, 이로서 팀원 들은 하나둘씩 떠나가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우리는 이라는 것이 하나의 중심축을 이루는 중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중심축 그리고 중력


중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돈 말고도 여럿 존재한다. 이것은 즉, 조직의 핵심 가치(핵심 자산)를 형성하는 주요한 요소로써, 우리는 사업을 준비함에 있어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찰을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중력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즉,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 아닌가?(여기서는 물리적으로 깊게 사유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의 본질과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이것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중력을 지닌 요소는 돈 말고 무엇이 있을까?




사람, 부동산, 지식, 정보, 조직 문화, 공간, 분위기, 네트워크, 고경력자, 이성, 복지, 개별성, 자율성, 상호 존중, 사내 시스템 체계, 비전, 개인 발전, 역동성, 개성, 다양한 경험 기회 등

                    

이렇듯 중력의 요소는 이렇게나 많다. 그래서 어떤 이는 "돈이 아닌, 사람을 쫒아라!"라는 분도 있고, "일 하고 싶은 조직 문화를 만들어라!"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고 생각한다. 조직이든 문화든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람과 사람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단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추구하는 항목이 조금씩 다를 뿐, 범주는 같다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우리는 자본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나의 작은 중력에 의해 사람(8명)이 모였다. 8명이라는 사람들과 사무실이라는 분위기를 만드니, 추가로 3~4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그리하여 10~12명의 조직이 모였다. 이러한 상황은 나 또한 이해되지 않았다. 단지, 피라미드 시스템이 아니었다는 것, 같은 연령대라는 것,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했다는 것, 나는 큰 틀에서 시스템적으로 살짝 관여하고 나머진 그들이 주도해서 만들어가는 문화를 형성했다는 것이 전부였다.


12명이 모이니, 순식간에 20명이 넘어갈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였다. 중심축의 에너지가 4명('강석', '김수', '황민', '신주')이기에, 10명 이상을 케어할 역량이 되지 못했다. 돌려 말하면, 그 만한 그릇이 안된 상태에서 많은 양의 음식을 담은 것이다. 결국 풍선이 바람 빠지듯, 본인들의 역량 범주로 회기 한다.(로또 당첨된 사람들의 말로와 같다.) 그래서 7~8명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이것은 불과 몇 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7~8명으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중심축의 멤버 또한 흔들렸다는 사실이다. 이러다간 전체가 순식간에 와해될 위기를 맞이할 판이다.(관성의 힘은 이토록 무섭다.) 예컨대, 테니스 공을 손에 쥐고 힘껏 하늘로 던져보자. 점차 빠르게 하늘로 올라가지만 에너지(팀 역량)가 소멸됨과 동시, 점점 속도가 느려지면서 멈춘다. 그러곤 땅의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땐 많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나 점점 그 속도는 가속화되면서 빠르게 낙하(와해 및 탈퇴)한다. 이것은 이러한 공의 운동과 맥락을 같이 한다.



나는 이러한 관성의 흐름을 여러 번 경험했기에, 사전에 이것을 차단해야 할 필요성을 인지했다. 그래서 내가 다시 중심축으로 인벌브, 즉 투입되어 직접 관여 모드로 태세를 전환했다. (이럴 땐 수평 및 자율 모드가 아닌 피라미드 시스템을 통해 어느 정도 강하게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내부 역량강화 모드를 위해 사업계획서 강화, 조직 운영에 관한 배경지식 습득, 독서, 강의, 시장조사, 현장 체험, 기업 철학에 관한 고찰 등을 통해 이들의 그릇을 키우는 시간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나의 실전 경험을 간접적으로 함께 인수인계했다.(이러한 전수 과정은 약 1년간 지속되었다.)


<Hidden Tip>

스케일업은 외형적으로 규모가 커지는 것이기에 포장된 선물처럼 보인다. 그러나 외연 확장은 그만큼 중심축의 에너지가 강력해야만 그 규모를 포용할 수 있다. 예컨대, 핵 미사일의 폭발 반경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조건이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항목은 밀도와 압력이다. 이 말은 즉, 외연 확장을 위해선 팀의 본질과 원리, 그리고 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

"내가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사실이 곧 세 명을 태울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세 명을 태우기 위해, 무면허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자동차를 렌트해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오토바이 운전조차 해본 적 없으면서 스무 명을 태우고 버스 운전을 시도한다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여기서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확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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