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7일. 약 9개월 전, 처음으로 자칭 ‘눈뜨니 요가’를 시작했었다. 요가를 잘하고 싶었다기 보단, 꾸준히 할 수 있는 나만의 아침 루틴을 만들고 싶었다.
아직 채 1년이 지나진 않았지만, 중간점검을 해보자면 꽤 성공적이다. 물론 코로나 핑계나 개인적인 사유들로 100% 매일 아침 요가를 할 수는 없었지만, 확실한 건 9개월 정도 노력하니 확실히 달라진 점들이 있다.
제일 좋은 건 허겁지겁 하루를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 늘 자기 전에 알람을 일찍부터 맞추지만, 아침잠이 많아 늘 빠듯하게 일어나 헐레벌떡 지하철 시간을 맞추려 뛰어가는 게 일상이었다. 재택근무 때도 통근시간이 줄었음에도, 일하는 시간 20분 전에 일어나 준비하다 보니 비몽사몽인 적도 많았었다. 하지만 아침 요가를 하면서부터 심적인 여유가 많이 생겼다. 홈 요가를 하던, 요가원에서 첫 타임 수업을 듣던 본업 시작 전 요가를 하고 짤막히 그날 수련 일기를 남기면 몸과 정신이 자연스럽게 깨어나고 차분히 하루의 시작을 다질 수 있게 되었다.
요가는 평소 쓰지 않는 잔근육들을 많이 자극하고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요가를 할 때는 온몸 구석구석을 잘 돌본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웨이트 트레이닝만큼의 효과는 아니겠지만, 이전에는 버티지 못했던 동작들이 점점 되는 걸 보면 근력도 조금 더 강화되는 것 같다. 공복에 하다 보니 아쉬탕가나 빈야사를 하고 나면 공복 유산소를 하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아침 요가를 하면서부터는 크고 작게 아픈 적도 없었고, 거의 앉아서 일하는 직업임에도 몸이 쑤시지도 않는다.
요가는 육체 근육 외에도 마음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이다. 매 동작마다 호흡과 내 몸에 집중하고, 마지막엔 명상의 시간을 통해 나를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래서 아침 요가는 내가 좋아하고, 꼭 오랜 기간 일상에 자리하고 싶은 리추얼 중 하나이다.
1년 전만 해도, 잠이 깨면 누워서 핸드폰을 켜고, 괜히 sns도 열어보고, 뉴스도 끄적대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러다 얼굴에 핸드폰 떨어뜨려서 잠이 확 깬 적 한두 번 아님..)
아침에 핸드폰 보는 게 모두에게 나쁜 건 아니지만, 나는 워낙 평소에도 핸드폰에 쉽게 빠지는 편이라 아침에는 자제를 하고 싶었다. 혹시나 아침에 전자기기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독서, 글쓰기, 차 마시기 등 여러 리추얼이 있겠지만 요가도 강력 추천한다.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방문을 자제했던 요가원도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6:45분 시작 수업이다 보니 집에서 6:10분쯤 나서는데, 이제는 새벽 공기가 차다. 잠에서 깨는 건 힘들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북적대지 않는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좋다. 연말에 올 한 해를 반성할 때에도 꾸준히 요가를 하고 있기를..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