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내가 만들어내기 마련!
한동안 꾸준히 아침마다 요가원에 다녔다. 이전에도 글로 남겼었지만 요가원에 다니면 1) 선생님들의 티칭을 받을 수 있고 2) 시간표가 정해져 있으니 강제로라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고 3) 수련자들과 ‘함께’하며 에너지를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1:1 요가가 아닌 이상, 그날 내 몸의 컨디션에 따른 요가의 종류를 결정할 수는 없고, 함께하는 수련자들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도 매번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코로나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요즘은, 슬프지만 함께 모여 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아침 요가는 포기할 수 없기에 나만의 대안을 찾았다.
요가원의 장점 중 하나는 집중도 있는 공간의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요가원에 갈 수 없다면, 우리 집 공간의 일부를 요가원처럼 자체적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지금까지는 항상 요가를 거실에서 해왔는데, 일단 해가 뜨기 시작하고 바깥의 소리가 실내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집중도가 확 떨어졌다.
그래서 집에서 요가하는 공간을 작은방으로 옮겨 보았다. 낮은 채도의 조명을 틀어 공간의 집중도를 높이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껴서 선생님이 옆에서 직접 티칭 해주는 듯한 집중의 환경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론 아로마 오일로 요가원의 향을 만들어냈다.
이건 100% 나의 의지가 필요한 일이고, 아직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하지만 일출 전, 바깥 빛이 없을 때 일어나 홈 요가를 시작하려 한다. 정말 ‘눈뜨니 요가’인 것이다. 바깥이 어두울수록 집중이 훨씬 잘된다. 아무리 블라인드를 치더라도 해가 들어오면 빨리 요가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무엇보다도 해가 뜨기 전 새벽은 모든 외부와의 연락과 단절된 시간이다. 핸드폰도 울리지 않는다. 오롯이, 온전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나에게만 완벽히 집중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미라클 모닝’을 유행시킨 김유진 변호사 & 작가님이 왜 새벽 시간을 그렇게 강조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직 아침 요가는 나의 의지력이 더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굳이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루틴으로 만들고 싶다. 아침 요가를 하고/안 하고에 따라 하루의 컨디션이 달라지는 걸 몸소 경험했고, 잠깐의 아침잠을 이겨내고 (물론 잠은 충분히 잔다) 매트 위에 오른 뒤, 유독 긴 수련을 마쳤을 때 그 뿌듯함을 알기 때문에. 무엇보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마음이 가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꾸준히 해보고 싶다. 환경 탓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