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하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의례적인 안부를 묻더니, "너 차 없지?"하는 것이다. "왜? 사줄려구?"했더니 시집간 딸 명의로 굴리는 자기 차를 내 명으로 바꾼다고 통보를 해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 하고는 내가 다시 전화한다고 하고 다른친구에게 전화해서 사정을 얘기했더니, "야, 그런게 친구냐?"하는 것이다. 명의를 이전하면 차값을 요구할수도 있고 차유지비 보험료 세금일체를 다 내가 내야 하는 거라는 말을 듣고 나는 전화대신 메시지를 보냈다. "농담이지? 꿈애라도 그런말 하지 마. 잘 지내구"라고.
이제 난 브런치 유저중에 독보적인 돈 이야기꾼으로 등극했으니 거리낄것도 없다. 예전에 그 친구가 하도 다급하게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돈 100을 준 적이 있다. 어릴때 친구라 매정하게 거절할수도 없고 해서 빌려준건데 결국 돌려받지를 못했다. 그일로 우리는 몇년간 소원했다가 어느 모임에서 우연히 다시 보게 되면서 그 일은 유야무야 되었다. 그러더니 간간이 그쪽에서 연락을 해왔고 나는 답을 하면서 지내왔는데 이번에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차 명의이전이라는. 참고로, 범칙금 따위가 해결되지않은 차를 받을 경우 압류까지 들어올수도 있다고 한다.
글을 쓰다보니 웃음이 나온다. 오늘이 어버이날이라 안그래도 안계신 엄마 생각이 종일 났는데 엄마가 가시고 나니 이렇게 찔러보는 이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다. 그래서 떼인 돈만도 적지 않고...다시 말하지만 나는 전형적인 하우스푸어다. 소득은 적은데 집만 덩그러니 있는. 해서 늘 카드비 입금일이 다가오면 잠을 설친다. 그런데 그런 나의 어느 구석에 돈이 붙어있다고 그렇게들 약탈을 일삼는지 모르겠다.
이제 와서야 엄마가 내게 방패막이였음을 실감한다. 살아 계실땐 늘 구속같고 장애같고 해서 구박만 했는데.지금은 엄마 그늘이 너무나 그립다.
모른다. 어느날인가 또 누군가 갑자기 연락을 해서 "니 집 명의좀 나 줘"할지..
아무래도 거울을 찬찬이 들여다봐야 할것 같다. 내 얼굴 어딘가에 '바보'라는 낙인이라도 찍혀있는지.
아마도 전생에 내가 그들에게 빚진게 많든가 아니면 못다 이룬 사랑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