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용기 Mar 23. 2024

'불안'과 '불만' 무엇을 선택할까?

-독서를 시작하다-


독서를 하기로 결심한 나는 교보문고 어플을 다운받았다. '무슨 책을 읽지?' 고민도 잠시, 군대 싸지방에서 컴퓨터를 켜는 시간 동안 무심코 책장을 바라보았을 때 보았던 책 제목이 생각났다.


'미움받을 용기' 


(현재는 논란이 있는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무슨 책이든 내가 빼먹을 수 있는 것만 빼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이 책에 대해서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구매했다. 며칠 후, 책이 왔고 완독 하기까지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난생처음으로 과제나 그 누구의 권유 없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었더니 정말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었던 때가 바로 이 시기였는데, 한 달에 3권은 족히 읽었다. 물론 다른 다독가분들에게는 귀여운 수준이다. 하지만 평생을 공부에도, 운동에도, 심지어는 남학생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게임에도 몰입한 적 없던 나였다.

때문에 퇴근하자마자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은 가족은 물론이고 나도 놀라게 했다.


혹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이때 처음으로 내가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렇게 독서는 나의 퇴근 후 루틴으로 자리 잡았고, 나의 책상에는 제법 많은 책들이 쌓이게 된 것을 보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책은 뭐지? 내가 읽은 책 맞나?'

  도무지 무슨 책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책들이 있는 것이다. 당황한 나는 그 책들 중 한 권을 대충 펼쳐서 읽어보았다. 놀랍게도 처음 읽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기억에서 사라질 거면 책을 읽는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에 '책 내용 기억 잘하는 법'을 검색했다. 검색 결과를 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책 내용을 금방 잊어버린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해결책으로독서로 인풋을 했으면, 아웃풋이 동반되어야 책을 보다 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했다. 아웃풋 방법으로는 독서노트를 작성하거나, 사람들과 책 내용을 이야기해 보는 것이었다.


사실 당시에 독서노트는 이미 작성하고 있었지만, 방법이 잘못되었는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기에 사람들과 책에 내용을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음.. 누구랑 이야기하지?' 마침 엄마가 지나가고 있다. 그렇게 엄마는 나한테 30분 동안 책 내용을 들어야 하는 고문의 희생량이 되었다.

 

엄마한테는 미안하지만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눠보니 아웃풋을 떠나서 너무 재미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독서모임도 한번 나가볼까?.. 음.. 처음 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건 불편한데.. 나는 말도 잘 못하는데 가서 어버버 거리면 어쩌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당시에는 독서모임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두려웠다. '그래 독서모임 말고 다른 방법도 있겠지'하며 포기하려는 찰나 나의 첫 번째 책, '미움받을 용기'의 한 구절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생기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

 

순간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도전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현재의 삶에 불만이 있으면서 왜 변화하거나 도전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동안 내 모습에 불만이 있어도 변화할 때 생기는 불안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았구나, 고작 낯선 사람들과 대화가 두려워서 독서모임에 나가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모습도 똑같을거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나였다면 '그래 살던 데로 살자 포기하면 편해'하며 합리화를 시작했겠지만, 이제 성장의 맛을 나에게, 평생 지금과 같은 삶을 산다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불만'이 아닌, '불안'을 선택하게 된다.

이전 02화 겁쟁이가 대중 앞에 설 때까지, 시작은 달리기였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