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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5도 2촌-초록 나무에 빨강 앵두

그 빛깔에 반해서

by 해나 이미현

대문도 없던 시골집은 합판을 얼기설기 막아두고 있었다

유월의 싱그러움이 감돌면

뒤뜰의 감나무는 싱그러웠고

담 너머 삐죽 나온 앵두나무 가지엔

빨강 앵두가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시골집에는 오래된 감나무가 2그루

앵두나무가 3그루나 있었다


집을 산 그 해 여름

보석알 같은 앵두도 따 먹고

남은 앵두는

앵두청을 담갔다


옆지기는 왕보리수. 자두나무. 포도나무도 심었다.


닭을 키우고 싶어했는데

마을 중앙이라 민폐가 되니 말렸다.


시골 살이를 하면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

앵두청 담가먹기


첫 해 수확해 담가놓은 앵두청 빛깔이 곱다


많이 달지 않게

플레인 사이다에 섞어 마신다

앵두알도 하나 올리고

애플 민트 잎도 올리고

시원하게 얼음도 넣어 마셔본다.


오시는 길손들에게 내어주면 달다 맛나다 해주신다


이렇게 느릿하게 살아보고

이렇게 농익어가듯 살아보려고

시골 생활을 해보고 싶은가?


어떤 동창 친구는 내게

너는 시골에 살아도 부모 잘 만나 귀하게 커서 그래.

농사란 것도 안 지어 봐서 그래.

라고 한다.

각 자 사정을 다 모르니

그럴까 하고

듣고 넘긴다.


왜 샀을까?

해 보고 싶은 걸 하려고 시작한 거


우리가 해 보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싶어서


앵두청이 참 시원하고 달다.

좋다.


#5도 2촌

#앵두

#시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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