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의 전쟁.
* 경고 : 모든 에피소드는
거의 99% 사실임을 알려드립니다.
심장이 약하거나 사춘기 자녀 및
부모는.. 보지 마시길...
잔인한 11월이 지났다.
백일해.
폐렴.
수족구.
아구창
'주니어 1'은 1년 치 바이러스와 질병을 떠안고
이겨내느라 힘든 한 달을 보냈고,
나는 '주니어 1'이 1년 치 바이러스와 질병을 떠안고
이겨내느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수발을 들어야 했으므로 힘든 한 달을 보냈다.
(일주일 걸러 일주일 격리상태)
한 달을 붙어 지내는 동안,
우리는 텔레비전 보다가 싸우... 울 뻔했고,
웃다가 싸우... 울 뻔했고,
먹다가 싸우... 울 뻔했고,
청소하다가 싸우... 울 뻔했으며,
얘기하다가 싸우.. 울 뻔했다.
'아이유'의 3단 고음을 뛰어넘는
'엄마유'의 4단 고음을 선보이며
득음의 경지에 오를 즈음,
마침내 격리 해제가 되고,
우리는 서로에게서 해방이 되었다.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를
'배스킨라빈스 31' 골라 먹듯
투약하는 와중에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던 '주니어 1'은
(오히려 더 좋았던..)
평소보다 더 잘 먹고 잘 잤던 덕에
달덩이 같은 얼굴로 유유히 학교로 떠났고,
그동안 둥실둥실 그녀의 달덩이 얼굴을
정성스럽게 빚었던 나는
슬라임, 또는 좀비 같은 행색에 이어
인간의 언어마저 잊는 부작용이 생기고야 말았다.
사춘기 그녀와 24시간이 넘치게
30일 꼬박 붙어있는 건,
고도의 수련자도 하기 힘든 일이지만,
우리는 마침내 무사히 그 고비를 넘겼다.
물론, 내 인내심이 밑천을 드러내고
구걸을 할 뻔도 했으나..
난 성숙한 어른이므로
해냈고, 이뤘다.
(그렇다고 믿자.)
그런데,
그녀가 떠난 자리에서
왠지 모를 한기가 느껴졌다.
기분 탓인가.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 누군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