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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Kim Jan 08. 2024

루틴은 주 7일 하는 것

루틴에는 주말이 없어요

최근 들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두 가지다.


"엄마, 공부 다했어?"

"아니,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하는 거야"

"................................"


"엄마, 루틴 다했어?"

"아니, 아직."

"루틴 안 하고 뭐 했어?"

".............................."








루틴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새벽독서를 한 지 약 4개월 뒤인 10월 12일부터다.

이제 루틴을 하겠다고 말을 꺼낸 나도, 나를 보는 가족들도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하겠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루틴이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00일을 연속으로 성공한 적은 없다.

최장 성공기간은 56일을 두 번 성공한 사례다.

2022년 11월 15일 ~ 2023년 1월 11일 : 첫 번째 56일 성공

 

2023년 2월 24일 ~ 2023년 4 월 20일 : 두 번째 56일 성공


현재는 어제까지 6일째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4년 1월 7일 : 6일째 성공 중






루틴은 장/중/단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마라톤 풀도전'이라는 목표가 있다고 가정을 하자. 마라톤 풀코스를 언제 도전을 할지 대략적인 시기를 정한다. 1년 뒤에 도전을 한다고 정했다. 그렇다면, 폴코스 도전을 위해 어떤 행동을 추출해 내는지가 바로 루틴인 것이다. 이렇게 추출해 낸 루틴이 습관이 될 때까지 매일 반복해야 하는데, 이때는 주말이 없다. 내 몸에 익을 때까지 스스로가 습관이 되었다고 느껴질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풀코스에 도전을 해야 하니, 일단 뛰어야 한다.

하루에 10분, 20분 혹은 30분을 매일 뛰겠다고 루틴을 잡아본다. 욕심을 내기보다는 처음에는 뛰는 것에 나의 몸과 마음을 익숙하게 만든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최소한 한 달은 포기하지 말고 그대로 밀고 나간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뛰는 시간을 40분으로 늘리거나, 뛰는 강도를 높인다. 다시 이 새로운 시도가 익숙해질 때까지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매일매일, 주말 없이 행동의 반복만 하면 된다.


루틴은 앞서 숫자 4에서 연재한 '일의 우선순위 4가지' 중에서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에 속한다.

루틴의 목적이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라는 개념에서 가까울수록 점점 더 그 우선순위는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루틴 위주로 생활이 움직인다. 루틴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어지기 때문에 복잡했던 하루는 점점 단순해진다.


루틴은 기존에 내가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는 것이기에 저항이 만만치 않다.

스스로 익숙해 지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에게 루틴 하는 엄마, 루틴 하는 와이프라는 인식을 심어주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사실, 나의 루틴으로 인해 가족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과 죄책감이 든다. 심지어 부부싸움도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미안한 마음으로 포기하기보다는 왜 내가 이 루틴을 해야 하는지 가족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유한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 작지만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더욱 중요한 건 가족들에게 미안해하기보다는 빨리 이 과정을 끝내고 결과로 보답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 사랑이라고 생각의 전환을 하는 것이다. (가족에게 미안한 일은 사실,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 스스로를 자유롭게 만드는 과정에서 가족과의 조화는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가?

답) 가족이라는 틀이 식구들의 개성을 크게 억압해서는 안 된다.
식구들 각자의 욕망을 최대한 존중하고 지지해야만 더욱 튼튼하고 발전하는 가족이 된다.
그렇지 않고 가족이 특별한 하나의 이념이나 목표에 갇히면, 구성원들의 개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가족과의 조화보다는 나의 욕망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욕망을 펼치기도 전에 왜 가족이나 사회화의 조화를 먼저 생각하려 하는가?

우선 자신에게 집중해 보라.
가족보다는 자신의 꿈을 먼저 생각하라.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 가운데 가족과의 조화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일을 시작한 인물이 있던가?
각자의 지성의 높이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려부터 시작하지는 않았다. 자기를 발휘하고 표출하는 일을 하면서 주변을 너무 자주, 너무 깊게 고려하는 것은 매우 점잖아 보이지만 실은 별로 필요 없는 일들이다.
큰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탁원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21세기 북스, 2018


끝으로, 루틴은 실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실패여야 한다.

요즘 나의 루틴

스스로 안다.

시간 조절의 실패로 오늘 루틴이 실패가 될 것이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실패여야 한다.


함께 루틴을 하시는 김천기작가님께서 예전에 이런 얘길 해주셨다.

매일 1만 보 걷기가 본인 루틴에 있는데, 5 천보에서 실패를 하는 것과 8 천보에서 실패를 하는 것은 다르다고.

즉, 5 천보에서 실패를 했다는 얘기는 이미 실패할 것을 알고 포기하는 것이고, 8 천보에서 실패한 것은 만보를 채우지 못할 거라는걸 알지만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실패라고 보긴 어려운 것이다.

정량적인 면에서는 실패이나 정성적인 면에서는 내일 다시 루틴을 이어갈 힘을 주는 것이다.


작심 3일을 하고, 나는 안돼. 라며 주저앉는 분들은 대부분 5 천보의 케이스다.

실패할 것을 예상하고 포기하기 때문에 다시 루틴을 할 에너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작심 3일이라도 최선을 다한 실패는 내일의 작심 3일을 이어가게 해 준다.








P.S. 김천기작가님께서 알려주신 좋은 글귀가 있어서 함께 공유해 봅니다.

'불파만 지파참(不怕慢 只怕站) - 느림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춤을 두려워하라'

자신만의 속도가 있습니다.

어느 날엔 기다가, 어느 날엔 걷다가, 어느 날엔 뛰다가, 어느 날엔 날다가 그리고 다시 걷고 하는.

오늘도 멈춤 없이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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