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혼은 너무 이르다

아직도 INTP 인간과 살고 있습니다

by 물고기자리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네요. 아직 INTP 인간과 (죽지못해) 살고 있습니다. ㅎㅎ

아직도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 작가님들이 계시다면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글을 통해 여자 ISTJ, ESTJ 는 이혼가능성이 높은 MBTI 임을 이야기 했었는데요. 저는 INTP 남자와 살고 있는 ESTJ 여자, 아내의 입장입니다.


저의 대학시절 친구 둘은 저보다 일찍 결혼을 했는데요. 한 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결혼 생활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고, 한 명은 일치감치 돌싱의 길을 걷는 중입니다. 언젠가 셋이 이혼에 대해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친구1 : 이러저러해서 일단 별거 중이긴한데... 이혼은 고민이야.

친구2 : 그래? 니넨 이혼못해 ㅎㅎ 아직 이혼하려면 멀었어.

친구1, 나 : 왜?? (이정도면 심각한거 아닌가?? 별거는 이혼 직전이라고!)

친구2 : 이혼은 너무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야. 같이 있으면 죽을 것 같아서 하는거지. 같은 공간에 있으면 나는 숨을 못 쉬겠을 정도로 힘들었어. 리터럴리.

lnd4866_A_photo_shows_two_papers_with_wedding_rings_on_them_in__960a7350-9da7-46b8-b74e-e5943115ebd8.png Midjourney 에서 'divorce' 를 검색하니 나온 이미지 입니다.

친구2, 이혼 당사자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정말 와닿습니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의 순간이 도래했을 때에야 비로소 이혼이라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이혼이란게 '하고싶다', '할거야'라는 말로 쉽게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거겠죠. 저 역시 돌아보면 지난 한 해도 갈등의 순간은 셀 수 없이 많았고, 그때마다 도저히 이 사람과는 같이 못살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혼하고 싶은 순간과, 실제로 남남이 되는 순간 사이의 스펙트럼은 얼마나 넓고 얼마나 촘촘한 것이겠습니까. 같이 살기 이다지도 힘든 INTP 남편과 살면서, 그래도 같이 있으면 당장 죽을 것 같으냐... 하면 사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므로, 오늘도 그럭저럭 함께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러니 저의 글들은 아마도 '이혼하고 싶다'로 한참 돌아선 방향키를, '힘내서 함께 잘 살아보자'로 다시 돌려놓는 작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들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결혼해보고 아니면 이혼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텐데요. 서로 자녀나 재산 등으로 강하게 얽힌 상태가 아니어도 그리 쉽지 않다고 해요. 협의이혼 접수도 가정법원에서 긴긴 시간을 대기해야 할 수 있답니다. 이혼도 오픈런하는 세상이라니요!


INTP 인간과 살고 있습니다.

1화 : INTP 인간과 만 3년을 살았다?(인팁인간 전격해부해 드립니다.)

2화 : 반지가 대체 왜 3개인 건데?(결혼반지 없는 결혼)

3화 : 난 그분들과 그렇게 친해질 수 없어(그분들 우리 엄마 아빠랍니다.)

4화 : 제발 좀 치우고 살자(INTP 인간에게 정리정돈이란?)

5화 : INTP가 사회생활을 잘하는 이유 2가지

6화 : 네가 나랑 결혼해서 불행한 것 같아(INTP 인간이 눈물 흘릴 때)

7화 : 남편이 산후우울증에 걸렸습니다.(애는 내가 낳았는데 말이죠.)

8화 : 나도 주로 아침에 친구들이랑 싸웠어(아침에 말 시키면 짜증 난답니다)

9화 : 결혼하면 안 되는 MBTI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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