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서 자신을 반겨주는 유일한 존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어요.
벌써 나이가 많아진 복슬복슬한 개는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자신의 아기들을 열심히 핥아주고 있었어요. 새끼들은 오동통한 배가 땅에 막 닿을 듯하며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어요.
복슬복슬한 개는 바쁜 와중에도 한을 보자 꼬리를 흔들었어요.
"힘들겠다."
한은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된 육아를 하는 개를 안쓰러워했어요. 그리고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새끼를 잡았어요.
"너, 엄마 속 많이 썩이면 안 돼. 알았지?"
낑낑거리는 새끼를 두 손으로 담아 조용히 바라봤어요. 강아지는 곧 몸을 조금 떨었지만 조용해졌어요. 한은 강아지를 어미의 품에 데려다주었어요.
"나는 이제 여길 떠나. 네가 이렇게 힘들 때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
한은 헥헥거리는 개를 꼭 껴안고 등을 토닥였어요.
"저기 보여? 저 어둔 초록 숲으로 갈 거야. 너는 내가 그리울까? 나는 네가 많이 그리울 텐데.
그래도 예쁜 아이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겠어. 다행이야. 꼭 잘 지내야 해. 정말 고마웠어. 정말로."
마지막으로 개의 눈을 바라봤어요. 개는 한의 얼굴을 핥으며 인사를 했어요.
마을 주민들은 늘 바쁘게 움직였기 때문인지, 마을의 입구이자 출구 앞에 서 있는 한을 아무도 보지 못했어요. 한은 마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 어둔 초록 숲으로 들어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