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있던 패딩에서 깃털이 하나 떨어졌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인트로가 생각났다. 누구의 깃털일까? 패딩의 털은 오리털인데, 검프의 것은 무엇일까? 지독한 편견 탓에 ‘거위의 꿈’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거위 털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날지 못하는 거위가 애써 날고자 할 때, 애씀의 부산물로 흘릴 법한 깃털의 이미지는 영화에 대한 나의 기억과 닮았다. 하지만 영화에서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깃털은 그냥 하늘에서 나는 아무 새의 깃털이었다. 왜 검프의 깃털이 거위의 깃털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싶었을까? 지독한 3류 상상력이며, 나는 나로 서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