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by YT

며칠 전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골다공증을 진단받았다. 남자에게는 드문데, 가족의 병력을 물어보며, 유전이라고 한다. 그리고 카페인의 과다 복용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의 의학 논문들은 그 견해에도 부정적이며, 유전적인 요인으로 골다공증이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대부분의 병은 유전이 원인이다. 폐암을 제외한 모든 암이 유전이고, 혈압도 유전이고, 당뇨병도 유전이 원인이다. 최근 DNA에 대한 연구의 성과들이 깊어지면서, 최근 의학계에서는 ‘유전’이 유행인 듯하다.

당연하다. 모든 것이 유전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유전이다라는 설명은 다소 의사들에게 병의 진단과 파악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느낌이다. 어설픈 의사는 전가의 보도처럼 유전을 환자에게 휘두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 대부분의 병이 유전인 것을 알았으니 ‘왜 그 병이 유전이 되는지, 또 유전과 식습관/생활 습관의 관계는 어떤지, 어떤 습관적 요소가 유전의 발현을 촉진시키는지, 느리게 하는지, 유전의 고리는 끊을 수는 없는 것인지’ 의사들은 더 고민해야 한다. 어쩌면 유전이 환자의 의문과 기대에 대한 만병통치語가 아니라, 의사들이 고민해야 할 영역을 확장시킨 듯하다. 진짜 모든 병의 원인이 유전적인 이유로 발생한다면, 미래의 병원 및 의사의 진료 형태와 역할은 극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유전의 시대에는 사후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심이 된다. 자기 부모 및 조상의 병력에 대해 인지를 하고, 나의 생활 습관에 대한 개선을 제안해 주는 것이 예방의학 시대 의사의 역할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럼 병원의 형태는 지금처럼 거대한 장비를 갖춘 곳이기보다 병력에 대한 데이터를 갖춘 컴퓨터가 즐비한 사무실 같은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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