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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잭 라 이르 Nov 13. 2024

먼지다듬이

    

    

    

    또다시 먼지처럼 시작되겠지

    

    나를 지우지 못하면

    나를 선물하지 못하면

    나를 희생하지 못한다면

    

    먼지 다음이 뭐였는지 기억 나/

    

    묻히든

    불타든

    빠지든

    

    고민할 필욘없겠지

    지금처럼

    그순간도나는 모르겠지

    

    당신과 마주친다 해도

    당신은 나를 안는다 해도

    당신이 나를 삼킨다 해도

    

    헤엄치는 귀여운 열매 속에

    나는 없겠지

    

    나를 지우지 못하면

    나를 선물하지 못하면

    나를 희생하지 못한다면

    

    나를 떠올릴 사람도 없으므로

    나는 별이 될 수도 없겠지

    

    그런 밤이 무서워

    죄는 없대도 혹시나

    죄가 있다면 그럴까 봐

    

    그래도 괜찮겠지

    당신에겐 별것 아닌 것처럼

    당신은 지금처럼

    

    건져내고

    빚어내고

    숨을 새로 불어넣겠지

    

    다시 먼지부터 시작할 자신 있는지

    

    나를 지워서

    나를 선물해서

    나를 희생해서

    너를 만들어서

    

    네 품 안에서

    똑닮은 사랑으로 언제나

    

    바라면 느낄 수 있는

    찾으면 거기 있는

    부르면 뒤돌아 보는

    

    가장 작은 빛망이 되어가는 것이

    이곳의 영원한 규칙이라면

    당신이 바라는 그곳이라면

    

    나는 언제 다시 태어날까요/

    

    언제나 사랑이 태어날 때였습니다

    태양으로 떠오르고 당신으로 비칠 때

    서로의 품 안에 머물 때

    함께 저물고 싶어 똑닮은 눈물을 써내려갈 때였습니다

    

    또다시 사랑합니다

    또한번 모두 드리겠습니다

    아니요 감히 돌려드립니다

    그래야 먼지가 되겠습니다

    

    또다시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또다시 당신은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또한번 봄씨같은 먼지가 되겠습니다

    

    

    

    

    

    

    

    우와아... 뭔가 되게... 유치하고... 그러네...

    사랑이 그런거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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