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버스에 갈색머리의 여인이 올라 탔다.
그는 남은 좌석 중 어디에 앉을지 잠시 고민하는 듯했다. 천천히 한 걸음 옮기며 탐색하듯 시선을 천천히 내리더니 이내 결정을 내린 듯 자리를 잡았다.
그가 앉은 자리는 창가가 보이는 오른편.
버스는 다음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내달렸다.
서너 정거장을 지났을까. 여자는 버스를 타는 내내 창문을 쳐다보더니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듯 손을 흔들었다.
창가에는 '복권판매'라는 투박한 간판이 달린 작은 가게 문 앞에 늙은 여인이 서 있었다. 그의 어머니로 보였다. 버스가 잠시 정차하는 순간에 맞추어 아침 인사를 건네는 모녀의 모습은 마음 한켠을 따스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