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감사해요
40분의 패러글라이딩 체험이 그녀를 변화시켰다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다. 지난날 수심이 깊었던 그의 얼굴에선 웃음이 피어있었다. 그간 어떻게 지내왔는지 얘기하면서 그가 왜 달라졌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몰랐던 자기를 찾았다고 했다.
작년 여름에 갔던 스위스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탔었는데, 그 경험이 너무 좋아 다음날에도 탔다고 했다. 패러글라이딩을 타려면 1분에 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보통 20분 정도를 타면 20만 원이 나와 꽤 부담이 크다. 워낙 비싸 두 번이나 타게 될 줄 스스로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원래 한 번만 타려고 했었다. 패러글라이딩을 탄 다음날 어느 산에 올랐을 때 하늘이 너무 맑아 '딱 지금 탔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생각했다. 마침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 근방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패러글라이딩 장소를 찾아다녔다. 안내소에 도착하자 오후 3시쯤에 딱 일정이 비어 있었다. 그는 2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너무나 하고 싶은 마음에 가격은 생각하지 않고 결제부터 했다.
두 번째 패러글라이딩은 무려 40분이나 탔었는데 전혀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그때 탄 기억이 너무 좋았다며 나에게 사진과 영상을 보여줬다. 그에게 있어선 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이었다. 자기는 활동적인 성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양한 걸 체험할 때 가장 흥분되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스위스에 다녀온 그 주에 자전거를 하루 만에 배워 지금도 종종 다닌다고 한다. 또 산을 오르기도 하고 여행도 자주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에게선 희망찬 행복이 느껴졌다. 그는 이전과 달리 회사를 다니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했다.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라 생각이 드니 한껏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요즘 모든 게 감사해요."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쑥스러운 듯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