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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보 Aug 03. 2021

나를 잊지 않기

오랜만에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리 내어 크게 웃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늘도 행복한 날이었다고 친구들과 만나서 즐거웠다고 생각했다. 

의미 있는 날이었다고 생각하던 찰나, 외로움이 몰려왔다. 

헛헛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공허함마저 들었다. 

분명 따뜻한 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 안에 내가 없었던 것 같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단단한 그들을 보았다. 

원하는 것을  알고 하나하나 이루며 살고 있었다. 

나는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걸까. 

하고 싶은 일이, 원하는 것이 뚜렷하지 않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하는 걸까. 

학창 시절 같은 학교에서 같은 공부를 했지만 지금은 모두 각 자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들. 

나는 나이만 먹었을 뿐 단단하지 못했다. 

남 기대에 맞추고 남의 감정에 휘둘리느라 내가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를 아끼고 돌보지 않았던 시간들 속에서 나를 잊고 있었다. 

나에게 기대했던 모습은 무엇이었는지. 대단한 것을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았다. 


불안하지 않았으면 

걱정하지 않았으면

미안하지 않았기를 바랐을 뿐


그리고


행복한 날을 살아갈 수 있기를

웃음을 잃지 않은 날을 살아갈 수 있기를

내일이 기대되는 날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랐을 뿐


흔들리지 않는 친구들을 보고 이제 나도 나를 찾고 싶다. 

나를 안타까워하지 말고 불안해 하지 말며 나를 사랑하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나를 찾기 위해, 단단히 나를 붙들기 위해 애를 쓰려한다. 


나는 충분히 멋지고 괜찮은 사람이니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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