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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밍 Aug 14. 2022

이 여행이
한편의 영화라면


모레노 빙하와 빙하맛 아이스크림


다음날 모레노 빙하를 보고  , 나는 마지막 여행지인 이과수 폭포로 향했다.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나라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져 있는데,  나라에서 보는 풍경이 다르다고 해서 보통 당일치기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오가며 투어를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아르헨티나 쪽을 먼저 방문한 , 브라질로 넘어가기로 했다.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국립공원에는 이과수 폭포 주변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서,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걸었다. <토레스  파이네> 이후로 산길이라면 이제 진절머리가 났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건조하고 서늘한 파타고니아와는 달리 이과수는 따뜻하고 습도가 높았다는 점이었다. 그간 건조한 우유니 사막과 파타고니아 지역을 거쳐오면서 사막처럼 바싹 말라있던 몸이 촉촉한 봄비로 채워지는  했다.  때문인지는 몰라도 몸은 지쳐있었지만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여행을 하는 내내 계속해서 무언가를 생각해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다. 이렇게  곳까지 와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여행을 하고 있으니,  인생에 전환점으로 반드시 만들고야 말겠다는 그런 생각. 하지만 여행을 하는 중에 어느샌가 그런 생각은 사라져서, 마지막 여행지인 이과수에 이르러서는 평온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순간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이과수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인 <악마의  구멍> 이르렀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이 소용돌이치면서 쏟아지고 있었다. 쏟아지는 물줄기는 산산이 흩어지면서 무수한 입자로 쪼개져 곳곳에서 무지개를   있었다.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고, 사람들은 말갛게 웃으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지구 어딘가 다른 곳에서는 사람들이 다투고 불행곳이 있겠지만, 적어도 곳만큼은 모든 것이 평화로우며 아름다웠고, 행복했다.  모습이 마치 영화의 엔딩크레  같았다.  여행이  편의 영화라면, 참으로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다. 마음 속에서 이제 여행이 끝나간다는 것을 느낄  있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뭔가 거창한 사건이나 깨달음이 있기를 바랐지만 이제는 그런 것이 없어도 좋았다. 그저  풍경 속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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