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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월모일 Oct 24. 2021

산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한 잔의 행복, 작은 행복

오늘 커피 한잔 하셨어요?

날이 추워지니까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생각이 나는 아침입니다. 저는 평소에 커피를 거의 매일 마시는 것 같아요. 출근길에 커피를 사서 출근하거나, 동료와 함께 모닝커피를 마시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날도 하나의 루틴처럼 커피를 들고 책상에 앉아요. 매일 마셔도, 언제 마셔도 맛있는 이 커피 한 잔이 유독 더 맛있게 느껴지는 곳이 있어요. 바로 산 위에서 마시는 커피예요.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일상에서 한 발자국 멀어짐이 느껴지는 그곳에서 마시는 커피는 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어요. 

한 여름에도 산 위는 서늘해요. 아마 등산 직후에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생각나겠지만, 산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난 아침에는 차가운 공기에 따뜻한 커피 생각이 간절하답니다.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나면, 다시 돌아가기 위해 떠날 준비를 시작하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몇 분의 여유를 부리게 되는 시간인 것 같아요. 

깔끔한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달달한 믹스커피가 그렇게 맛있어요. 집에서 믹스커피를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에요. 카페에서도 시럽을 넣지 않은 라테랑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시는데, 산에 갈 때면 믹스커피 한 두 개는 꼭 챙겨 가는 것 같아요.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매일 마시는 커피가 산 위에서 마실 때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도시의 풍경도, 나의 일상인 저곳도 참 멋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쩌면 하루하루 버텨내기 바빴던 날들과 때로는 흘러가길 바란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 시간들을 잘 보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고요.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천천히 생각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함이 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커피 한 잔에 위로받는 아침의 순간을 내가 보내고 있으니까요. 


하나씩 배워가는 기분이 들어요. 저는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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