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도 항상 좋은 호명산 잣나무숲속 캠핑장
호명산 잣나무 숲 속 캠핑장과는 인연이 깊다. 지금까지 2년 정도 백패킹과 미니멀 캠핑을 즐기면서 내가 제일 많이 찾아간 곳,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한 곳이 호명산 잣나무 숲이 아닐까 싶다. 봄의 호명산, 여름의 호명산, 가을의 호명산, 초겨울의 호명산까지 (한 겨울만 빼고) 여러 계절의 각기 다름을 보았다.
호명산 잣나무 숲 속 캠핑장은 말 그대로 캠핑장이지만 백패킹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 드는 곳이다.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십오 분에서 이십 분 정도 등산을 해야 하기에 캠핑처럼 짐을 한 가득 실어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백패킹처럼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도 물과 전기 사용이 가능하니, 초보 백패커 초보 캠퍼에게 이만한 곳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호명산 잣나무 숲도 성지라 불리고 있다) 심지어 서울에서 가까운 가평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까지 완벽하다. 대중교통으로도 올 수 있는 곳이기에 뚜벅이라도 문제없다.
처음 호명산을 찾았던 날은 친언니가 인생 첫 캠핑을 즐기러 우리와 함께 한 날이었다. 제대로 된 불멍과 맛있는 고기, 마쉬멜로우 구이까지 언니에게 해주고 싶은 게 너무 많았었다. 많은 캠핑장을 다녔지만 호명산처럼 좋은 장작이 있는 캠핑장을 보지 못했다. 그날 역시 장작이 너무 좋아 불을 피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기분이 좋았다. 사실 우리나라 산에서는 화기사용이 금지이기 때문에 백패킹에서는 특히나! 비 화식으로 음식을 조리해야 한다. (간혹 지키지 않는 분들이 많이 보지만…) 오늘만큼은 캠핑장이니까 마음 놓고 따뜻한 음식과 불멍을 기대해본다.
산으로 가볍게 떠나는 백패킹과 오늘과 같은 캠핑장으로의 캠핑은 매력이 다르다. 백패킹은 주로 언니 혹은 오빠와 가는 편이라 두 명이서 소소하게 소박하게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자연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끼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캠핑은 세네 명의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게 되는 편이고, 여럿인 만큼 가벼운 게임도 하거나 여러 음식과 술을 곁들이며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는 편이다. 여럿이 함께 하는 자리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듯이 캠핑을 올 때에는 식재료를 넉넉히 챙겨 다양한 요리를 하는 편이고, 백패킹은 최대한 가볍게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가벼운 음식들로 챙겨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날 우리는 맛있는 삼겹살 구이와 따뜻한 어묵탕을 함께 먹으며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술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가볍게 맛있는 술 한잔을 곁들이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대화를 오래도록 나눴다. 불이 다 꺼지기 전에 준비한 고구마를 넣고 군고구마를 기다렸다.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도록 마쉬멜로우도 맛있게 구워 언니가 맛볼 수 있게 만들었다. 노란 고구마와 차가운 밤공기. 셋이 함께해서 더욱 행복했던, 오래도록 생각날 늦봄의 한 밤이었다.
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나와 언니까지 네 명이서 함께했던 여름날의 호명산. 직장동료인 명준님과 오빠와 셋이서 함께했던 늦가을 호명산. 첫 캠핑에 들떠있던 혜인 언니와 은영 언니와 함께했던 봄의 호명산. 새벽이 되도록 노랫소리가 꺼지지 않았단 한 여름날의 호명산 버닝 포레스트까지. 언제 와도 행복했고, 즐거웠던 호명산 잣나무 숲.
타탁 타탁 불멍과 함께 느끼는 차가운 밤공기. 그리고 별이 보이는 밤하늘
편한 의자에 앉아 마음 놓고 잠시 여유 부릴 수 있는 시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욱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순간
백패킹을 좋아하는 내가 미니멀 캠핑도 사랑하는 몇 가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