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그리는 이유
세 마리 강아지들과 살다가 한 마리가 떠났다.
그리고 지금은 노견 두 마리와 지낸다.
산책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활동이 많이 없는 친구들이다.
하루종일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밥을 기다리고 산책을 기다리는 것.
그리고 내 옆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
나의 두 동거견의 중요한 일과이다.
나는 강아지들의 침묵이 좋다.
무관심에서 오는 고요함이 아니라 나를 느끼고 알기에 가만히 머무는 강아지들의 눈빛.
그 조용함이 좋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얼른 연필을 집어 들고 여백에 그 모습을 담는다.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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