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혼자만의 소유가 아니었다.

- 혼자만 책임진다면 또 다른 선택을 했을까?

by 우인지천

중학생 딸아이가 폰에 빠져 있는 듯해서 한마디 했다.

"이제 중학생이면 할 것 알아서 하세요"

"네~"

그리고, 한참이 지나도 그 자세 그대로이다.

(엄마가 있을 때는 알아서 하는데, 아빠와 있을 때는 다른 아이가 된다)


"어릴 때는 아빠 말 잘 듣던 아이였는데, 이제 아닌가 보네?"

"제가요? 전 알아서 컸는데요"


내 인생, 내가 알아서 살겠다고 한다.

아마도 성인이 되어서도, 어떤 계기가 있기 전까지는 변함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50대가 되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뀐다.

특히, 지금 50대, 60대라면 부모님과 자식을 동시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소유이지만, 나 혼자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 인생이지만, 나 혼자 살아가면 되었던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우린 세대엔 가족이란 서로에게 그런 존재라고 알고 컸다.

아직 10대인 아들과 딸에게는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공동체 생활 속에서도 이런 마인드는 필요하다.

단체 생활, 조직 생활에서 나만 신경 쓰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회사의 설립 목적 자체가 개인을 케어해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것은 회사가 직원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부수적인 사항들이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와 혜택을 최대한 누리겠다고 생각하게 되면, 계속 빠져든다.

어쩌면 회사가 의도한 대로 평생을 직장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물론 선택은 자유이다. 모두가 똑같은 선택을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직장 생활 중 한 번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잘 나서 회사에서 진급했는지, 회사에서 가장 필요했기에 진급이 되었는지.

내가 진짜 잘 났다면 밖에 나가서도 통할 것이다.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발탁되었다면, 쓸모가 없어지면 회사 안에서 내 존재감도 없어진다.


회사 안에서도, 회사 밖에서도

지금 이 순간에도, 10년 20년 뒤에도

나의 존재감이 있을까 하는 것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점검하고, 개척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사례 01

예전에 모시던 사장님 중 기억나는 한 분이 계신다.

이 분은 의전을 싫어하셨고, 직접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들은 직접 처리하셨다.


예를 들어서, 해외 출장을 간다면 항공권 발권, 호텔 예약, 출장 중 이동을 직접 준비하셨다.

벌써 십 수년 전 일인데, 그 당시에는 다소 생소했었다.


이 분은 나중에 학계 쪽으로 진출하시어, 지금 대학교수 직에 계신다.


사례 02

이번에는 개인적인 사례이다.

돌아보니, 30대부터 홀로 서기에 도움이 되는 연습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때는 그런 생각 없이 '이왕이면 하는 일을 제대로 잘 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다른 직원들이 못 본 척하더라도, 회사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기꺼이 맡아서 했다.


그렇게 10여 년을 반복하니, 어느덧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능동적으로 자율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인정을 받으니, 동료들보다 먼저 승진이 되었고 보직을 맡았다.

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은 회사 안에서만 인정받을 수 있었던 업무들이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들은, 그 회사를 떠나는 순간에 활용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사회에 나오거나, 하물며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도, 이전과 똑같은 업무도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게다가, 이전 회사에서 하지 않았던 낯선 업무들이 앞에 펼쳐진다.


그래서, 나와보면 안다.


직장 다닐 때는 하던 일을 잘하는 것이 우선순위이지만, 나와보면 낯선 일을 잘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직장 다닐 때는 내 실적이 중요하지만, 나와보면 네트워크가 있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와보면 피부로 느낀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는 것을

내 인생, 혼자서 살아온 게 아니라는 것을



이전 02화억대 연봉만큼 늦어진 노후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