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람 따라 휘파람 따라 - 너울 너울 무지개
- 8년 전 , 봄 햇살 가득한 5월의 어느 날 -
(쉬는 날. 정처없이 발길 닿는대로 걷고, 타고, 내리고 보니, 망원역에 다다른 희나. 어디로 가야하는지 목적지도 정확히 모르는 채, 지도 앱도 켜지 않은 채, 그저 발길 닿는대로, 대충 방향만 파악하고, 무작정 망원공원을 향해 걷는다. 귀에는 며칠전부터 꽂힌 스탠딩 에그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봄 햇살만큼 청량한 노래와는 전혀 다르게, 희나의 얼굴은 누가 여기만 흑백필름 효과를 넣었나 싶을만큼 표정도 없고, 어둡기 짝이 없다. 창창하고 제일 활기찰 이십대 중반의 희나는, 도대체가 무슨 이유에선가 흑백필름의 낯빛을 해가지고선 정처없이 걷는다. 무작정 망원 공원을 향해. !)
(멍한 표정으로 한강 망원 공원을 향해 걷는 희나)
무료하다.
무료해.
내 인생, 이렇게 무료하게만 흘러가다가 끝나는 걸까,
아 - 다들 어디서 즐거움을 찾고 살지?
친구를 만나도 맨날 똑같은 일상이고,
남친을 만나도 즐거움이란 없다. 그냥 맨날 똑같은 하루의 무한반복일뿐.
그냥 다들 이렇게 사는걸까?
그런데 왜 다들, 저렇게 즐거워 보이지?
나도 남들처럼 친구도 많고, 남친도 있고, 번듯한 직장도 있는데
부족할 게 없어서, 즐겁지가 않나?
자고로 인생은 한낱 부족함이 조금 있어야 갈망이 생기면서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가 나온다고 하던데
하..
무료하다.
너무나 무료해.
(멍텅구리 같은 표정을 하고선 걷고 걸어 망원공원에 도착한 희나. 희나는 매일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이라는 산의 정상에 다다랐나보다. 크게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인데, 대체 희나는 뭐가 이렇게나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고 하는걸까? 같이 한 번 들여다보자.)
(한강망원공원 벤치에 앉은 희나.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에 비친 윤슬을 보며, 뉘엇뉘엇 지는 해를 보며, 혼자 여러가지 생각에 잠긴다. 그 때, 희나의 핸드폰에 울리는 진동. 남자친구의 전화이다.)
희나 : ... 안받을래. 받기가 싫다. 하고싶은 말도, 통하는 말도 없는데 전화는 받아서 뭐해. 하..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민주의 말을 들었어야 했어. 그냥 나 좋다고 좋다고 매달린다 해서 아무나 만나면 안되었단 말이야 - 쉬는날인데, 남친을 안만나고 싶은 내 심리가! 이게 정상이겠어?
(울리던 진동은 화면에서 부재중으로 넘어간다.)
희나 : 그래, 만나면 통하는것도 별로 없는 벽 같은 남친을 두고 혼자 모노드라마 같은 독백 대화를 하느니, 차라리 반짝이는 윤슬이 예쁜, 이 망원공원 한강을 보는게.. 차라리 더 재밌다. 이건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예쁘기라도 하지.
(무한재생 해 놓은 스탠딩 에그의 노래가 반복적으로 희나의 귓가에 흘러들어간다.)
새까만 찰랑 찰랑 찰랑 그녀의 머릿결, 살랑 살랑 살랑 노래를 부르면
꽃바람 따라 휘파람 따라 - 너울 너울 무지개
.. 무엇을 할지 또 어디를 갈지 목적지 없이 걷는 것도 좋아..
[- 스탠딩 에그, 무지개 中 일부 발췌]
... 기요, 저기요 - !!
(뒤에서 누가 희나의 어깨를 톡톡 치면서 부른다. 노래를 들으며 강물을 하염없이 보던 희나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본다.)
희나 : ?!.. ㅖ?! ㄴ네?? 저요???
영민 : 네, 저기 죄송한데.. 저희 사진 한 장 좀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
희나 : 사진이요 ?
(돌아보니 희나에게 말 건 남자의 뒤로, 대략 6-7명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따스한 봄날씨를 만끽하며 피크닉을 즐기고 있다. 보아하니 희나랑 비슷하거나, 희나보다 3-4살 정도 위인 또래들인것 같아 보인다.)
영민 : 네네. 아 저희가 피크닉하려고 놀러 왔는데, 기념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보니 셀카봉을 안가지고 와서요 하핫. 그냥 셀카로 찍자니 제 얼굴이 너무 화면의 반을 차지해서..
(서글한 인상의 영민을 보며, 희나는 흔쾌히 부탁을 들어준다.)
희나 : 네네 - 뭐 어려운거라구요. 제가 찍어드릴게요.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희나.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배꼽을 잡고 깔깔대고 웃고 난리가 났다.)
(김)민주 : 하 진짜 너무 웃겨 ㅋㅋ 아니 어떻게 그렇게 똑같이 따라해? 아니 나는 세상 정봉이가 지금 우리 모임에 온줄 ㅋㅋㅋㅋㅋㅋ
하연 : 언니언니 얘 응답하라 시리즈 캐릭터 진짜 완똑이에요 얘 있음 티비 안봐도 됨 ㅋㅋㅋㅋ 너무 웃곀ㅋㅋㅋ 나 죽어진짴ㅋㅋㅋ
영민 : 저기, 저기. 잠시 집중 !! 우리 사진 찍고 이제 자리 정리 해야죠. 여기 제가 사진작가님 섭외해왔어요 정신차리고, 동공에 힘 주고 !! 여기 보세요 !!
희나 : (사진작가? ㅎ 작가는 무슨..) 아 네네 제가 한 장 찍어드릴게요 핸드폰 어떤 분 껄로 찍어드려요?
(김)민주 : 제꺼요, 이걸로 찍어주세요.
하연 : 아 안돼- 언니 핸드폰으로 찍으면 우리 턱주가리가 반 이상은 다 날아가 아무도 우리 못알아봄. 내가 인스타 올려도 아무도 난 줄 모른다니까- 으엑 나 언니꺼 앱 싫어 걍 영민오빠껄로 찍자
(김)민주 : 아니, 시술로도 안되는 너의 투턱을 내 앱으로 없애주는데 감사하게 여기지는 못할망정 너 그게 언니한테 이렇게 팩트폭격기로 뚜들겨 때리기 있냐? ㅠ
영민 : 제 걸로 찍을게요. 어차피 후기도 제가 쓸테니까 ^^ 놀기만 좋아하는 우리 팀은 또 아무도 후기 안쓰실거잖아요 ^^ 그쵸 뭐 어때요 ^^ 괜찮습니다 제 핸드폰으로 제 멋대로 올릴거예요 ^^ 눈감은거 올려도 뭐라하기 없기 ^^ (희나에게 핸드폰을 건낸다) 여기요, 이거. 제 걸로 찍어주세요.
희나 : (사진 한 장 찍는데도 세상 정신없네... 어휴=3) 아 네 ㅎ.. 그럼 이걸로.. 자, 찍습니다 - 하나, 둘, 셋 !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카ㅏㅏ카카ㅏ칵 찰칵)
(그렇다. 희나는 사실 핸드폰을 맡겨만 주면 사진을 어마무시하게 찍어대는 엄청난 찍사였던 것이다.)
희나 : 여기 보시고요. 저기 뒤에 똥머리 하신 분, 네네 . 저기 고개를 살짝 저 쪽으로 돌려보시.. 네네. 그 쪽이 더 잘나오시네요. 저 핸드폰 주신 이 폰 주인분. 좀 웃으시면 좋겠는데.. 네네, 그 뒤에 긴 생머리 분 조금만 숙여주세요 네네 전부 다 여기 보실필욘 없구요. 네네 자연스럽게 - 하나 둘, 한 번 더 - 하나 둘, ! (이미 찰나의 순간으로 한 30장은 찍어댔다.) ... 휴, 잘 나온게 있을지 모르겠네요. ㅎㅎ 뭐 이정도 찍어드리면 될까요..? ㅎㅎ
(순간 모여있던 일행들이 전부 빵 터짐)
(김)민주 :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세상에, 자기 어디 뭐 사진학과예요 ? 뭔 사진을 순간적으로 ㅋㅋㅋ 아니 나 지금 스냅촬영하러 나온줄 알았잖아
희연 : 언니 처음 뵌 분한테 자기가 뭐야 자기가 진짜 우리 언니 수준 저급에서 고품질로 좀 누가 바꿔주지 허엉 ㅠ 어후- 세상에나 사진 너무나 감사합니다 !! 아니 한국사람들은 진짜 사진에 진심이야. 한 두 장이면 되는데, (영민의 폰을 받아들고 찍힌 사진들을 본다) 거의 화보를 찍어주셨네. 이거 우리 클럽 메인 사진 바꾸면 되겠다!! 와- 뒤에 노을까지 대박 완벽해 !!!
영민 : 와.. 아니 사진을.. 아, 감사합니다. 어후 이렇게까지 찍어주실 줄은 몰랐는데, 너무 감사해요 ㅎㅎ 사진이 하나같이 다 엄청 잘나왔네요.
희나 : 아 ㅎ 아니에요.. 뭐.. 한국 사람들은 어딜 가나 사진에 진심이잖아요 ㅎㅎ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영민 : 저, 이건 별거는 아니지만, 맥주. 좋아하세요 ? 이걸 드리는게 맞나 싶긴 한데 너무 커서.. ㅎㅎ 이거 하이네켄 생맥이거든요. 좀 무겁긴 하지만, 진짜 맥주는 이것만한게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오늘 먹을 걸 너무 많이 사와서, 심지어 하이네켄 이 생맥 통은 무려 세 개가 있었던터라 하나가 남았거든요. 이거 가져가셔서 꼭 드셔보세요.
희나 : 네? 이.. 이걸요? 아니 뭐 이렇게까지 ;; 괜찮은데;; 아 ㅎ.. (희나는 맥주를, 그것도 하이네켄을 제일 좋아한다) 감...사합니다. 주시는 거니, 또 거절 않고 받을게요. ㅎㅎ
(김)민주 : 아까 제가 자기라고 한 건 너무 무례했으면 사과할게요. 김민주예요. (희나에게 악수를 청한다.) 한강에 노을지는거 보러 왔나봐요? 노을지는건 망원지구가 제일 이쁘긴 하죠?
희나 : (악수를 하며) 아.. 전 차희나 입니다. 맞아요 노을지는게 예뻐서 정처없이 걷다가 제일 좋아하는 망원지구로 왔어요.ㅎㅎ 제 제일 친한 친구 이름도 민주인데.. 오늘 하루가 무료하기만 할 것 같았는데, 찰나의 순간에 소소한 즐거움이 생겼네요. 저도 괜시리 덕분에 감사합니다. ㅎㅎ 아까 다들 너무 즐거워 보이셨어요.
(김)민주 : 어머, 한창 즐겁고 즐거워서 맨날 천날 뽀로로처럼 놀아야 할 창창한 나이에, 왜 무료해요? 세상에 즐거운게 얼마나 많은데! 오늘 바빠요? 우리랑 같이 놀래요? 우리 이제 2차하러 갈건데.
영민 : 누나; 아니 누나의 미친 친화력은 우리 모두 알긴 하는데, 이렇게 갑자기 사진 한 장 찍어주러 오신분을 섭외를 갑자기?! 다른 사람들 의견도 물어야 하고, 일단 이 분도 불편하실 수도 있고-
(김)민주: 아, 내가 또 너무 생각 안하고 행동이 앞섰지. ㅎㅎ 아니 그래도 이런 내가 정신머리 없는 행동을 하면 너네가 알아서 또 뜯어말려주고, 우리 그런 상생관계 아니었어?
희연 : 희나씨. 어우 저희 너무 정신없죠 ㅎㅎ 아니 만난지 10분도 안되었는데 기 다 빨리셨겠네 우리 언니때문에 ㅎㅎ 근데 저희 이상한 사람들은 아니고요- 그냥 모여서 좋아하는 것들 돌아가면서 배우고, 같이 놀고 하는 뭐 그런 작은 소모임 같은거예요. ㅎㅎ 직장인들의 대학동아리 같은.. 뭐 그런 모임이랄까 ㅎㅎ 혹시, 무례할수도 있지만, 저녁에 별 약속 없으시고, 괜찮으시면 - 저녁 같이 드실래요 ? 딱 타이밍이 저녁 시간이라서 ㅎㅎ
(희나는 사실 이미 물어보는 순간 마음을 정했다. 그래, 오늘 하루 무료한 일만 가득했는데, 이런 날도 있어야지. 평소의 일상을 벗어나는 새로운 일탈을 해보는거야. 사람들이 딱히 나빠보이진 않았어. 이거 봐, 사진 몇 장 찍었다고 하이네켄을 생맥 통으로 건네는 사람들이잖아. 그래, 나쁜 사람들 같아보이진 않아. 서울하늘아래, 어디 이상한데로 데려가서 그 분을 믿으십니까 하면 잽싸게 맥주통 들고 뛰면 되는거야. 가자, 왠지 사람들 얼굴이 다 서글서글하고, 재미있을 거 같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갈 것만 같아.!!)
희나 : 어.. 음, 저.. 저녁 약속 없기는 한데- 그냥 이렇게 하늘만 멍하니 보다가 집에 가려고 했거든요. 그럼.. 괜찮다면, 저.. 도 같이 가도 될까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긴 하지만 ㅎㅎ 먼저.. 권해주시기도 했고, 저도 진짜 엄청 심심하고 무료하던 차이긴 해서...
영민 : 어.. ? 정.. 말 괜찮으시겠어요? 근데 저희 진짜 어디 나쁜 사람들은 아닙니다 ㅎㅎ 도를 아십니까, 도 아니에요 ㅎㅎ 보셨다시피 그냥 모여서 좋아하는거 하는 그런 평범한 직장인이거든요. 저희도 다 일상이 너무 무료해서 하나씩 즐거움을 같이 찾아보자- 하다가 만나게 된 사이들이라, ㅎㅎ 그럼 .. 음 - 저희, 숯불 닭갈비 먹으러 갈건데, 메뉴.. 는 괜찮으세요?
희나 : (숯불닭갈비?! 그 한강공원 초입에 있는 살얼음소주파는 그 집을 설마 말하는건가...?!) 아, 숯불 닭갈비요- 좋.. 죠 ㅎㅎ 여기서 먼가요?
희연 : 안멀어요 ㅋㅋ 여기 한강공원 입구 초입으로 바로 나가면 있는 집이에요. 완전 맛집이라서 항상 사람들 줄 빼곡하게 서있는 집이거든요. 지금 막 저녁타임 되기 일보직전이라 달려가서 빨리 자리 잡아야 되요. 안그러면 우리 한 시간동안 줄 서야 할 수도 있어요.
(김)민주: 영민아, 이 분 우리가 모셔갈게 발 제일 빠른 니가 뛰어라. 누나가 이 나이에 이 도가니로 뛸 순 없잖아. 가라, 영민 ! 달려, 고 !!!
(민주의 말을 들은 영민이 "저, 그럼... 곧 다시 뵈요." 를 외치고 냅다 뛴다.)
(희나는 망원동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집을, 이 사람들도 좋아한다니. 역시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확신하기 시작했다.)
희연 : 가요, 술 좀 할 줄 알아요? 그 닭갈비집, 소주를 살얼음소주로 해서 팔아요. 진짜 술이 술술 넘어간다니까요?
(언제 봤다고 희연과 민주는 희나의 양쪽 팔에 팔짱을 끼고, 셋이 나란히 닭갈비 집을 향해 걷는다)
(생각한다 희나는. 오늘 하루 너무너무 재미없고, 무료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치도 못한 일이 생기다니. 내 일상에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변화가 있을까? 아까 깔깔 웃고 떠들고 즐거워 보이던 이들처럼, 나도 일상의 유쾌함이 아주 조금은, 생길까? 기대감이 아주 조금, 살얼음소주 한 잔 만큼 생겨났다. 별 탈 없는 일상이지만, 가끔은 팝핑캔디같은 톡 쏘는 즐거움이 아주 가끔, 한 달에 한 두번만이라도 있었으면, 하고 희나는 생각하며 함께 걷는다.)
(다시 돌아와서 현재)
희나 : ... 여보세요,?
영민 : ... 희나야. 나야, 영민이. 잘 지냈어?
희나 : ... 오빠. 오랫만이네.. 오빠가 연락 줄 줄은 몰랐어.
영민 : 그러게.. 나도 내가 너한테 연락하는 일이 생길 줄은 몰랐네..
희나 : 응.. 그래, 뭐 용건이 있으니 오빠가 했겠지. 왜, 무슨 일이야?
영민 : 아 그게.. 다른게 아니고,, 혹시 이번주에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을까..?
희나 : ..시간? 시간.. 왜,?
영민 : 전화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내가 너한테 부탁을 좀 할 게 있는데.. 아무래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희나 : 아 그래.. 오빠가 그러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 (언제나 타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니까.. 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그래, 그럼 내가 스케줄 좀 보고.. 내일 점심 즈음에 다시 연락 줄게.
영민 : 응 그래, 고마워. 연락 기다리고 있을게.
희나 : 응 알았어.
(전화를 툭 끊는다)
(그 때 저 멀리 야경을 즐기는 어느 피크닉하는 사람들이 희나에 눈에 들어온다. 반짝이는 물결에 비친 야경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이 준비해온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노래가 한 곡 흘러나온다.)
하늘은 어두운데 네 주변만 밝지, 아직 밤공기는 찬데 왜 두 볼이 뜨겁지 가만히 그녀 입술 위에 입을 맞춘다, ...산뜻 산뜻 산뜻 그녀의 모든 것, 하나 하나 하나 아름다운걸- 첫 사랑 bye -bye , 옛사랑 bye-bye
너는 나의 무지개 - 꽃바람 닮아, 휘파람 닮아, 아름다운 무지개 -
- 스탠딩 에그, 무지개 中 일부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