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없이맞은생일
엄마 없이 보내는 세 번째 생일.
오늘은 내가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었다.
생일을 생각하면
나를 낳은 사람이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어도 나는 살아갈 수 있구나,
이 빈자리와 허전함이 평생 함께 가는 거구나 싶다.
미역국은 엄마가 무척 좋아한 음식이기도 했는데 아침에 생일 미역국을 먹다가 눈물을 삼켰다.
한 사람이 태어나 살면서 도대체 몇 번의 끼니와 식사를 챙김 받고 또 챙기고 살아가는 걸까?
내가 나로 살기 위해 밥을 차려주었던 여성들이 떠올랐다.
엄마, 외할머니, 친할머니. 이제는 내가 밥을 차려줄 수 있게 되었는데도 대접할 수 없는 분들이 된 사람들.
네 번의 출산을 하고 셋을 기르며 살아온 엄마의 삶에도 머물렀던 오늘.
슬픔 속 감사도, 더 큰 사랑도 깨닫지만, 오늘은 그간의 생일 중 가장 많이 운 것 같다.
나는 어떻게 내가 되었고 나로 살아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엄마의 임신, 태몽, 출산 등이 최근 더 궁금해졌는데 가장 자세히 대답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이제 옆에 없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모르던 내 모습을 만나더라도 놀라고 두려워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오늘은 유독 엄마가 더 보고 싶은 날이다.
엄마가 쓰다 멈춘, 엄마의 마지막 생일 편지 일부
2019년 4월 26일 세상 하나뿐인 엄마가 돌아가신 뒤
인스타그램에 엄마의 세례명을 딴 #로사리아의선물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글쓰기란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일' 이란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말을 아낍니다.
이제, 세상을 떠난 엄마이지만 엄마와 나눈 시간, 말과 행동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글로 남겨둡니다.
훗날, 엄마를 잃게 될 많은 딸들과도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정리하고 있습니다.
제 10회 브런치북 응모를 위해, 지난 글을 정리해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