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No show), 그럼에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
회사 이야기
by 바람 타는 여여사 Mar 26. 2019
약속을 한다.
타인과 약속을 할 때도 있고, 나 자신과 약속을 할 때도 있다.
약속을 지킨다.
어쩌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 노력을 기울인다.
때때로 약속을 어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기도 한다.
예정된 비행기나 기차 시간을 놓치면 약속을 지키지 못해 나에게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한다.
손해를 입으면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한푼이 아까운데...
금액에 관계없이 이런 쓰린 마음이 든다.
식당 예약을 하고 가게에 나타나지 않으면 나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물론 선입금을 한 경우는 예외지만)
빈 테이블을 쳐다보는 식당 주인의 마음을 쉽게 헤아리기 어렵다.
내 일이 아니니까...
예약 부도율이 30% 가까이 된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타인의 시간과 기회비용을 허무하게 써버린 일에 대해서 우리는 모른다. 모른척한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실수한다.
반복적인 실수를 실수라고 할 수 있으려나...
최근 업무적인 일로 고등학생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하게 되었다.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학생 6명 참석 예정
토요일 오후 2시, 학생 2명 참석 예정
오전 6명 중 2명은 제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3명은 전화 연결이 아예 안됐고, 1명은 전화 통화를 해서야 못 온다고 말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후 2명은 그 전날 확인 전화를 했을 때 못 온다고 말했다.
전화 연결음을 듣고 바로 끊어버리는 사람들.
불참이라는 문자조차 보낼 수 없는 사람들.
사실 알고 보면, 그들은 스스로 참석하겠노라 설문지에 응답했으며, 그 전날까지 참석 확인 전화에 꼭 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사람들이다.
아!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깜빡 할 뻔 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얼굴 모르는 사람보다 주말 아침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약속을 지킨 2명의 학생과 나눈 시간이 소중했더라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쓰기 위해 글을 시작했는데, 엉뚱하게 화살을 다른 쪽으로 돌릴 뻔했다.
그렇다.
나타나지 않은 사람보다 나타난 사람에게 더 집중했다는 것.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을 사람보다 나타날 사람에게 더 집중해야겠다는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