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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후 Nov 04. 2021

新 흥부전

전집

우리 골목에서 기세로 치자면, 흥부전 사장님이 단연코 으뜸일거다. 여성분이시지만, 그 에너지가 차고 넘치시며 항상 흥이 몸에 베어있는 분이다. 자연스레 그 에너지는 흥부전에 판매하는 모든 메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건장한 남정내 둘이 모듬전 시켰다가는 반 이상을 남길 정도로 양이 실로 어마어마하다. 경험해 보면 안다. 여 사장님은 무척 관리를 잘 하시는 편이다. 아직까지 한 몸매 하시며 한 입담하신다. 즉, 젊으셨을 때 뭇 여러 남자들 울렸을만한 내공의 소유자...      


여사장님은 동네 골목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내고 있는 고냥이들한테 무료 급식을 하고 계신다. 그렇기에 골목에서 매일 보는 고양이들은 모질도 좋아보이고, 건강해 보인다. 어~~ 지금도 가게 앞으로 지나가네~~     


오픈은 오후6지만, 오전10시부터 나오셔서 항상 뭘~~ 하고 계신다. 잘은 모르겠는데, 항상 바뻐~ 


전집이라는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매일같이 기름냄새가 몸에 베이고, 팬에 기름두르고 전을 부쳐내는게 보통일은 아닐게다.      


아내한테 여 사장님이 이런말을 한적이 있다고 한다. 

매일 아침 가게 나오기 전에 한결같이 때려치고 싶다고, 그런데 막상 나와서 손님들 얼굴보면 또 그렇지 않다고... 이걸 매일 반복하고 있다고...


뭐 나도 동의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더 자고 싶고, 오늘 하루 쉴까? 이 생각하다가 주섬주섬 옷입고 가게에 들어서면 어느순간 활기차게 일하고 있는거지... 아침에 했던 그 생각은 어디로 간지? 모르게... 이게 장산가?


흥부전에는 전이 핵심이고 그외 다양한 음식들이 있긴 하지만, 방문할 분들은 꼭~ 기억해야할 것이 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양이 무지 많다. 그러므로 함부로 시키면 안된다. 

      

갑자기 일 마치고 동태전 먹고 싶네... 영업제한(10시)도 풀렸는데, 잠깐 들러서 혼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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