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부터인가... 점심 무렵 너무 자주 찾는 친구가 있었다.
매번 같은 메뉴 "오코노미규타마동"
혼자 왔다가, 어느날부터 둘이서 너무 바쁜 시간대여서 말도 건네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친구가
사장님 저 오늘 퇴사했어요...
아.... 그래요... 축하합니다. 그런데 왜? 퇴사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일이 있는데... 해보고 싶어서요...
ok! 무조건 응원!
그렇게 한 친구가 떠나고 본래 먼저 밥집을 찾아줬던 친구는 꾸준히 일주일 두 번이상은 찾아왔다.
그라다 어제는 저녁에 왔다.
참고로 우리 밥집은 점심때 무지하게 바쁘다. 낮익은 손님이 와도 말한마디 건네기 힘들정도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한번도 저녁에 오지 않았던 그 친구가 어제는 저녁에 온거다. 심지어 하이볼을 주문했다. 함께 일하는 동생한테도
하이볼... 누구야?
이 친구요...
하이볼 주문한거 맞아요?
네~~
왜요?
사장님 저 오늘 퇴사날이에요.
왜요?
제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요...
그럼 하이볼 말고 우메하이 먹어볼래요? 그게 더 입에 맞을거 같은데..
네~~~~
이 친구와는 항상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코로나로 정말 힘든시기에 자주 찾아주고, 더군다나 너무 예의가 좋았던 친구다.
음식을 받을때나? 다 먹고 나서 인사를 할때나? 손님이 너무 많아 자리가 없어도 기다려 주고...
매번 우리가 아닌, 그 친구가 우리를 배려 해주던 친구기에 더더욱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다. 느닷없이 퇴사하는날 정말 많은 대화르 나눴다.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는 그 친구가 마지막날 우리밥집을 찾은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물어봤다.
집은 어디에요? 앞으로 계획은 먼데요? 아.... 고생 많았겠다.
저 무조건 응원합니다. 그럼 이게 우리 마지막인가요?
아니요... 제가 인천에 사는데 가끔씩 자전거 타고 한강에 나오거든요... 그럼 한번 올수 있을까~~~
그럼 올 수 있겠다. 꼭~ 와요~~~ 그럼 밥 드립니다!!!!
자~~~ 여기서 약속합시다. 언제 올겁니까? 몇일에 올거에요?
이 친구 정말 올때마다 고개 푹~~~ 숙이고 조용히 식사하고, 예의 바르게 나가는 친구다.
수줍음 많고, 타인의 시선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하고 그런 친구다.
그런데, 퇴사하는날 온걸보면, 더욱이 못마신다는 술을 마시는 걸 보면,
또... 올거고 그때는 보다 많은 애기를 나눌 수 있을거다! 라고 생각한다.
정말이다. 이처럼 간절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부디 너가 하고 싶은거 꼭! 이뤄내길 진심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