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은 역대 최저를 갱신 중이고, 평균 연령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이를 낳으면 1억을 준다, 대학까지 무료로 공부시켜 준다 해도, 출산율 하락은 막을 수 없었다. 반대로 고령화는 가속화되어, 인구 소멸 지역을 뜻하는 붉은색이 전국 지도를 점령했다. 그나마 활기를 띠던 대도시도 중장년층과 외국인 노동자만 남아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경제도 마찬가지였다. 비싼 인건비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해외로 떠났고, 지방에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인구 감소는 세수와 생산성을 무너뜨렸고, 성장이라는 단어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반면 북한은 전쟁 후유증과 가난을 딛고 빠르게 인구를 늘리며 남한과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남한은 살찐 늙은 돼지가, 북한은 굶주린 늑대가 되었다. 경제와 안보 모두에서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세대 간 갈등과 국가적 위기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특히 안보 문제는 심각했다. 군 복무를 담당해야 할 젊은 층의 인구는 턱없이 부족했다. 20대 남성은 귀한 몸이 되었고, 그 빈자리를 대체할 방법은 찾을 수 없었다. "과거의 시스템으로는 더는 안 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파격적인 발상이 등장했다. "젊은이 대신 노인들이 전방을 지킨다면 어떨까?"
한 통계에 따르면, 평균 65세까지는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고, 이후 15~20년은 유병 기간이라 했다. 그렇다면 퇴직 후 50대부터 약 15년간은 충분히 육체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노인을 전방 경계에 배치하는 '실버 군단' 구상을 비밀리에 추진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엔 단순한 실험에 불과했다. 하지만 곧 이 아이디어는 국가 안보를 넘어 사회 구조 전체를 뒤흔드는 혁신으로 번져갔다. 사람들은 묻기 시작했다. “정말 노인들이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모든 논쟁의 시작에는, 한 중년 작가의 상상력이 담긴 소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