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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pr 24. 2021

강아지와 조깅할때 알아야할 8가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이웃사촌이 조깅을 하면
나도 뛰고 싶어 진다.


우리 집 멍뭉이 나리와 산책을 다니다 보면 강아지와 함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의 그림 같은 모습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혼자 뛰기도 힘든데 강아지와 함께 뛰려면 둘의 호흡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서로 간의 교감이 잘 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멋들어진 모습을 볼 때마다 으메 부러운 거.. 하며 넋을 놓고 쳐다보게 된다.


그러다 호기심 많고 은근 고집스러운 우리 집 나리와 저렇게 합을 착착 맞춰 가며 뛰는 게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는..

"에이 이렇게 하루 세네 번 산책 다니는 게 어디여? 잘 걷는 게 운동이지 우리 나이에 잘못 뛰면 무릎 나가 "하고 만다.

그렇게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받는 좋은 자극은 그때뿐.... 그것이 바로 행동으로 옮겨지는 약발?을 받는데 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세상 납득이 되는 빠른 포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잘 알고 있는 친구나 이웃의 모습은 또 다르게 다가온다.

그래서 항상 이웃을 조심? 해야 한다.

 


얼마 전이었다. 나리와 산책을 하는데 길 건너편에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강아지와 폼나게 뛰고 있는 섹시 구리 한 여인네가 눈에 들어왔다.

저 자태.. 아주 익숙한데... 하고는 목을 빼고 보았더니.. 쟈닌이다.

쟈닌.. 그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우리 막내 초등학교 단짝 친구 헨리의 엄마다.

우리 집에서 아래쪽으로 골목 두 개 지나 살고 있는 그녀는 아이 넷 맘이지만 누가 보아도 아가씨 몸매에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쟈닌이 조깅을 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단지.. 그녀와 바람직한 자세로 뛰고 있는 저 멋지구리한 강아지 호프는 얼마 전 까지도 우리 나리와 똑같이 나는 내길을 가련다 스타일의 명뭉이였다.

그런데 저렇게.. 개과천선? 하다니...

아 놀라워라.. 오 부 러버라...

나는 호프가 가능하다면 우리 나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투 뿜 뿜 담은 시선으로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인터넷으로 강아지와 조깅 하기를 폭풍 검색했다.

동기 부여에 불이 들어온 셈이다.

그중에 강아지와 조깅하기 팁 8을 살펴보니 이런 내용들이 나왔다.

강아지와 조깅할 때 알아야 할
8 가지.


1. 강아지가 함께 조깅할 나이가 되었는가?

독일에서는 최소한 1살 이상의 강아지는 조깅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 이전의 강아지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뼈 근육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리 세 살이 넘었다 조깅하고도 남을 나이구먼..

2. 모든 견종이 조깅이 가능할까?

독일에서는 사실상 성견이 된 모든 강아지들은 조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퍼그나 프렌치 불도그 또는 불도그 들은 다리가 짧고 호흡기 구조상 어려울 수도 있다 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강아지마다 다를 수 있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맞다 전에 일 하던 초등학교에 부카르트 선생님이 키우던 강아지가 퍼그 믹스견인데 다리도 짧고 코도 납작해서 잘 때 사람 코 고는 소리를 내는 아이였다. 그런데 뛸 때는 동네 래브라도어랑 뛰어도 안 밀린다며 자랑스러워했었다.

울 나리 코 뾰족해서 호흡 잘하고 다리도 길다 최적의 조건이 고만...


3. 강아지와 조깅은 얼마나 하는 것이 알맞은가.?

독일에서는 강아지와 조깅을 하는 것은 그 강아지의 체격 요건 즉 다리 길이 체중 등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훈련된 강아지는 5킬로 정도의 조깅은 가뿐하다고 되어 있다.

내가 5킬로 미니 마라톤 뛰어 봐서 아는데... 그거 긴 구간이다.... 강아지 들한테 집중력을 요구한다.

울 나리 뛰다 여기저기 냄새 맡고 싶어서 가능할까?


4. 강아지와 조깅을 위한 특별 훈련을 받아야 하나?

보통의 강아지 들은 특별한 훈련 없이 스트레칭으로 뛸준비한 후에 곧장 짧은 구간의 조깅을 할 수 있지만 집중력이 조금 짧다고 생각되는 강아지 들은 5분 간격으로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해서 조금씩 천천히 백 미터.. 오백 미터.. 짧은 구간을 익히고 나면 긴 구간도 가능하다고 나온다.

요거 딱 나리 이야기네 울 나리가 좋게 말해 호기심이 많고 제대로 말해 집중력이 좀 딸린다.

흐미 그려 그려 걷다가 뛰다가 요건 또 내전 문 아니겠는가


5. 강아지가 조깅 나가기 전에 사료를 먹어도 되는가?

노우, 아침이라면 공복으로 뛰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고 낮이나 저녁 시간이라면 최소한 조깅 나가기 2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야 혹시 라도 뛰다가 위나 장이 뒤집어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흠.. 그렇군.. 주말 아침에 우리도 공복으로 한번 뛰어 볼까?


6. 강아지가 조깅하는 중간에 물을 마셔야 되는가?

날씨가 더운 여름이라면 중간에 자주 휴식을 취하고 마셔 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꼭 필요하지는 않다.

생각해 보니 나리도 공원이나 숲으로 긴 산책을 나갈 때 그렇게 자주 시지 않았다


7. 강아지 발을 늘 유심히 관찰하고 짧게 라도 자주 휴식 시간을 둔다.

맨발의 청춘인 강아지들의 발바닥은 굉장히 예민한 부분 중에 하나다. 그래서 발바닥 틈새 사이사이를 조깅 전후에 면밀히 살펴야 한다.

강아지들은 아이들 같아서 지쳐도 뛰는 경우도 있으니 견주가 중간중간에 짧게라도 자주 휴식을 주는 것이 건강하고 해피한 조깅을 위해 꼭 필요하다.

아 맞다 언젠가 우리 나리 발을 절뚝거려서 깜짝 놀라 발바닥 사이를 들여다보니 작은 돌이 들어가 있었다.

강아지들의 요 말랑 말랑한 발바닥은 늘 관리해 주어야 하는 곳이다.


8. 특별히 제작된 조깅용 리드 줄을 사용해야 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가능하다면 탄력이 좋은 운동용 리드 줄을 사용하고 보통의 리드 줄 이어도 허리나 어깨에 벨트를 사용해서 이중으로 리드 줄을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뛰는 견주의 손이 자유로워야 어떤 상황에서도 강아지와 안전하게 조깅을 할 수 있다.

원래 초보들이 장비에 집착하는 법 그동안 훈련을 위해 필요하다고 마련해 놓은 리드 줄이 집에 길이 별로 많다, 2미터, 3미터, 5미터, 10미터... 그중에 조깅하기에 딱 알맞은 엘라스틱 한 놈들 또한 여러 가지...

이젠 뛰는 일만 남았다


내일은 나리와 달린다


주말 아침 모처럼 조깅할 때 입던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조깅화 신고 골라 둔 리드 줄 거기에 벨트까지 풀 장착하고는 "나리" 하고 나리를 불렀다

현관 앞 작은 창문으로 바깥 구경하며 참견질 하던 나리가 부르는 소리에 슬그머니 다가와 앉는다. 나리에게 어깨끈을 매어 주니 밖에 나가는 것을 아는 나리는 평소처럼 목부터 허리를 늘리는 스트레칭을 한다.


나도 따라 스트레칭을 하며 "나리 우리도 할 수 있다 파이팅!" 했더니 영문을 모르는 나리는 뭐래?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주말 이른 아침 조금 쌀쌀하지만 뛰기에 딱 좋은 날씨다. 조용한 골목길 에 들어 서자 나리에게 뛰자 라며 뛰었다 그랬더니 나리가 갑자기?한 표정으로 한번 보더니 따라 뛰는 거다. 오 ...되는데....좋아 좋아 ... 이러고 는데...신이 난 나리가 속도를 붙였다.

전세가 역전되어 아래 사진처럼 되었다.


오마나 어찌나 잘 뛰는지 ..여적 뛰고 싶어 어떻게 이 길을 걸어 다녔나 싶게 말이다.

한참을 뛰다 이 속도로는 안 되겠다 싶어 내가 멈췄다.

그러자 나리도 멈춰 서며 "어쩐 일로 좀 뛴다 했다!"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아 덴장 숨차라, 이렇게 전력 질주해 보기도 오랜만이다. 나만 잘하면 되는 거였군...


고거 조금 뛰었다고 헉헉 거리는 나를 흘끔 보던 나리는 풀밭의 여기저기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그렇게 조금 더 걸어가다가 "나리 이제 또 뛰어 볼까?" 하고 뛰었더니 조금 뛰다 멈춰 선다. 냄새 맡고 싶은 곳을 또 발견했나 보다.

우리는 그렇게 뛰다가 걷다가...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며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남들이 볼 때는 재네들 뭐해? 싶을 지라도 우리는 분명 뛰다가 걷다가 했다.
그 짧은 길을 그래도 뛰었다고 장운동이 활발했던지 오는 길에 나리는 한무더기 증거물을 풀밭에 내어 놓았다.
한무데전리품을 봉투에 담아 들고 그럼에도 우리는 조깅을 시작했노라 뿌듯 해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내일은 나리와 달릴 것이다.

가끔은 나리가 냄새를 맡느라 멈춰 서고.. 또 내가 숨이 차서 멈추고...그러다  나리가 다른 강아지와 인사를 나누고 싶어 멈춰 서겠지만...우린 그렇게 뛰다가 걷다가 하며 뛸거다.

쟈닌~! 호프~! 쫌만 기둘려 우리가 간다.



*사진출처:Mein Haustier,Wunsch Hund,Hund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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