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굉장히 젊은데요? 혹시 딸이 있어요? 내가 이력서를 하나 받았는데...선생님 사진을 보니 선생님이 아주 예쁘게 생겨서, 딸이 있으면 아주 예쁘겠다 싶어서 물어보는 거에요. 호호호...(이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지...진짜로 어리둥절하여 잠시 어리버리했다)....내가 그쪽으로 나갈테니까 오늘 시간되면 만날 수 있어요? 사실은 우리가 사회복지사도 뽑으려고 하는중이니까 마침 잘됐네요. 컴퓨터는 잘 하세요?(휴대폰 통화시 자동녹음설정이 돼있어서, 그날의 우스꽝스러운 통화내역을 되짚어 정리할 수 있었다)
갑작스레, 전화를 해서는 쉴새없이 말을 쏟아내는 요양원C의 센터장은 은연중에 반말처럼 들리도록 말을 하는, 나보다는 훨씬 나이든 여성이라고 추정되었다.
사실 내 목소리를 처음 전화로 듣는 사람은 내가 실제 나이보다 많이 어린 줄 안다. 그래서인지 이력서에 적힌 나이보다도 어리게 느껴지는 내 목소리에 요양원C의 센터장도 의외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쨌거나 첫 통화에서 그녀는 나를 당장 만나보고 싶다며 오늘 시간이 되는지 물었다.
나는 사회복지사 면접을 볼 수 있다면 쌍지팡이라도 짚고 나설 태세였으므로 당장 약속을 잡았다. 두어 시간후 집근처의 커피숍으로.
실제로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았을 때, 요양원C의 센터장은 70대 여성이었다. 그녀는 내가 보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들먹이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자신이 어쩌다가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호의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이렇게까지 약속했다.
자, 잘 들으세요. 선생님은 아직 사회복지사 경험이 없어서 만약에 우리 요양원에서 일하게 된다면, 현재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세명이나 있으니 그중 한 사람한테 일을 배워야 될거에요. 내가 잘 가르쳐주라고 할테니까, 다른 걱정말고 하나하나 배우면서 하면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나는 선생님이 우리 요양원에 와서 일을 하게된다면 월급을 200만원을 줄거에요! 그런데 현재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K가 반대를 하는거에요. 왜냐, 자기들은 180만원부터 시작했는데 왜 초보자를 200만원을 주냐고 말이야...호호호... 그런데, 그건 내 마음이야! 내가 마음에 들면 더줄 수도 있는 거지, 자기들이 뭔데 많네 적네 하느냐 이거야, 안 그래요? 호호호...
나는 일단, 초보일지라도 열심히 배우는 자세로 하겠다면서 채용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감사할 뿐이었다. 게다가 올해 시급이 9,160원인데 월급으로 200만원을 주겠다면, 그야말로 더욱 땡큐가 아닌가 말이다.
나는 그저 나를 좋게 보고 호의를 베풀어 주려 애쓰는 당신의 눈에 들어 감사할 뿐이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일을 하게 되면, 월급을 200만원 주고 내 개인돈으로 10만원을 따로 더 줄 거에요! 나는 선생님이 예쁘고 얘기들어보니 일도 잘할 것같아서 너무 마음에 들어요. 그러니까 더 주고 싶은 거야! 알겠지요? 대신 다른 직원들한테는 따로 10만원 더 받는다소리는 절대로 하면 안되는 거에요, 알겠죠? 어때요? 일 할 수 있겠어요?
아, 나는 어느새 판단력을 잃고, 아니, 여기서 무슨 판단을 더 하리까?
초보에다 나이도 많은데도 난생 처음 만난 순간부터 저 아줌마가 나를 이토록 마음에 들어 하고 돈도 더 얹어주겠다는데, 무엇을 더 망설일 것인가.
네, 저 일하고 싶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녀에게 확신을 주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그녀가 이렇게 마무리를 지었다.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고. 4월1일부터 출근하기로 합시다. 그전에, 우리 요양원에 한번 와 봐야지. 그래서 어떤가 미리 둘러보고...입사시 필요한 서류도 가져오고 합시다. 괜찮죠? 한 3일 정도 나와서 일을 좀 배워보면 좋겠는데요.
네, 그럼요! 가볼게요.
보통 면접은 근무하게 될 곳에 내가 찾아가서 하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외부에서 진행한 관계로 나역시 요양원C의 실제 모습과 상황 등을 직접 보고 싶었다.
70대의 센터장 여사님은 그로부터 며칠 후, 3월14일 월요일 오전9시반 무렵 출근하듯 요양원C로 찾아오라고 말했다.
날씨는 화창했고, 처음보는 나에게 격의 없는 호의를 표현하며 시원시원하게 면접이 끝났다.
이로써, 드디어 원하던 사회복지사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 어리둥절하면서도 고마운 만큼 열심히 잘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나는 그녀의 호의가 그저 무한히 감사하기만 했다. B주간보호센터장과의 훈훈한 면접 뒤의 찜찜함 따위는 느껴질 겨를도 없었다. 이번에는 기필코 사회복지사로서의 첫 시작을, 간절히 바라기만 했다.
약속대로 3월14일 월요일 아침, 시속 70~80km속도로 25분동안 열심히 달려 9시30분에 요양원C에 도착했다. 4,5층 벽돌건물로 단단하게 지어진 건물은 앞쪽으로 너른 마당과 주자장도 널찍하니, 눈에 거슬리는 점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내가 올 것이라고 다 말해놓았기 때문인지 벨을 누르고 이름을 말하자 누군가 나를 아는체를 하며 사무실로 인도했다.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나 노인들이 이용하는 사회복지시설은 기본적으로 현관문이 자동적으로 잠기게 되어있다. 대체로 치매환자들이 남몰래 시설 밖으로 나가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문을 열어주는 이보다 나를 먼저 화끈하게 반기는 것은 뜻밖에도, 냄새였다.
요양원 냄새!
KF마스크를 쓴 상태였음에도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역한 냄새가 맡아졌다.
특히 후각이 예민한 나는 느닷없는 부지불식간 강하게 냄새를 탐지하는 탁월한 능력때문에 스스로도 난감한 경우가 종종 있다.
경험상, 갓난아기들에게서는 엄마젖 냄새가 난다. 그것은 언제 맡아도 달콤하고 포근하다. 그러나 나이 들어 노인이 되고 나면 그전까지와는 좀 다른 체취가 나기 시작한다. 노화에 따라 거동불편하고 대소변가리기 능력도 퇴화된 데다 병치레도 이어지다 보면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처럼 하루에 몇 번씩은 커녕 하루 한번, 아니 일주일에 한번 목욕하기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비슷한 정도의 노인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수십명씩 한 건물 안에 모여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와같은 특유의 냄새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리라.
요양원C에 첫발을 들이며 그 냄새를 맡는 순간, 그제야 아차, 싶어졌다.
그래, 요양원에서는 이런 냄새가 나지...
언젠가 요양원을 몇번 가볼 기회가 있어서 경험했을 때, 참 공교롭게도 어느 요양원이나 냄새 없는 곳이 없었다. 더 심하거나 덜하거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냄새에 압도당하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며 나는 문득, 과연 내가 이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처음으로 복기復棋를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들의 근무하는 사무실, 건물1층 왼쪽 구역에 있는 그곳은 협소한 공간이었다.
요양원C에는 무려 네명의 사회복지사가 있었다. 건물의 2~4층에는 요양원을, 1층 현관의 오른쪽 구역에서는 주간보호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사무실 책상은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서류더미가 가득한 책상들과 서류철이 빼곡한 캐비닛들이 벽쪽에 늘어서 있었다. 사람이 지나다닐 통로가 겨우 있을 뿐, 여유공간은 없었다.
사무실에 들어선 첫느낌은 갑갑함과 열악함, 그것이었다. 곧이어 센터장여사님이 나를 알은 체하며 다른 세명의 사회복지사들에게 소개했다. 한 사람은 집안일로 부재중이었다. 아마도 그가 그만두는 자리가 내 자리가 될 듯했다.
센터장여사님은 볼일이 있어서 나간다며, 나의 출근부를 손수 만들어 주며 인수인계에 필요한 노트까지 별도로 건네주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 이분들한테 일을 배우시면 될 거에요. 요양원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면 되니까. 그렇죠? 나는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되니까...하는 만큼 하시다가 오늘은 가고 싶을 때 돌아가면 되죠. 그렇게 합시다!
그녀가 떠난 뒤, 나는 앞으로 내가 앉게 될 자리라고 가르쳐주는, 아무리봐도 원래 사람이 앉던 자리가 아닌, '그냥 쌓여있던 서류철을 한쪽으로 밀쳐내고 만들어낸 테이블 여백의 한 끝에 끌어다 붙여놓은 의자'에 엉거주춤 걸치고 앉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 명의 다른 사회복지사들은 늘 하던 자신들의 일이 바쁜듯, 나와의 첫만남따위에는 관심도 없다는듯,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하고는 각자의 일에만 분주해보였다.
저들에게 일을 배우라고 했지만, 40대쯤의 유부녀들로 보이는 그들 중 누구도 내게 말을 걸거나 뭘 가르쳐 줄 생각 따위도 없이 그저 자기들 앞에 쏟아져 있는 일만 처리하는 상황으로 보였다. 그런 시간이 1분쯤, 아니 10분쯤...점점 흐를수록 나는 여기가 내가 일할 곳이 맞는지, 저들은 나를 동료로인정할 생각이나 있는지 조금씩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엉거주춤 의자에 몸을 걸친채로 사무실을 두리번거리고 분주한 그들을 두리번거리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주간보호센터의 아침체조시간이 되었는지 사회복지사1이 마이크를 챙겨 1층 오른쪽 구역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곳은 넓은 홀인데, 가운데는 식탁과 의자가 세팅되어 있었다. 거기서 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이 인지프로그램활동이나 점심, 저녁식사를 드시는 곳임이 분명해보였다. 그 주변으로 둘러 놓여있는 소파와 의자들에는 안쪽 공간에서 나온 어르신들이 앉은 자세로 아침체조를 따라했다. 사회복지사 한명이 무선헤드마이크로 구령을하며 체조를 하면 어르신들은 앉은채로 어설픈동작을 따라하는 시늉을한다. 그게 과연 얼마나 운동이 될까 싶은 정도라고나 할까.. 나는, 거기서 구경꾼역할만 하기에는 무료해서 그들의 아침체조를 열심히 따라했다. 어쩌면 나에게 그날의 가장 보람찬 일과는 다만 그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게 끝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서도 나는 계속해서 난감한 시간을 보내야했다.
순전히 내 느낌이지만, 그날 그 사무실의 사회복지사들은 내 존재의 등장이 몹시 불편하고 언짢아 하는 것 같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일정대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바쁜 본인들에게, 철모르는 나이든 신참 사회복지사가 끼어들어 일을 가르쳐주기를 기다리는 모양새가 꼴사나웠던가 보다.
다시 한참의 시간이 흐른뒤 사회복지사2가 내게 어떤 서류의 양식을 컴퓨터로 수정해서 출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그 일은 키보드만 누를 줄 알면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서 진행하면 된다고 알려주었고, 나는 그대로 했다. 그 일이 끝나자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났다. 그들은 계속 바빴다. 얼마후 다시 사회복지사2가 또하나의 서류 양식 변경을 주문했다. 두가지 작업 모두 지극히 단순노동에 불과했다. 엑셀프로그램을 활용하는것도 아니고 복잡한 계산이나 PPT를 만드는 것도 아니었다. 출력까지 해 달라는대로 끝냈다. 그러자 12시, 점심때가 다가왔다.
나는 왠지 더이상 그곳에 있고 싶지 않아졌다.
그들은 나에게 사회복지사의 업무를 가르쳐줄 생각이 없었다. 너따위와는 함께 일하고싶지 않다는 느낌이 그들의 태도에서 전해져왔다.
나는 이제 겨우 자격증을 딴, 나이 많은 초보 사회복지사 지원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센터장은 면접의 결과나를 채용하겠다고 했고 출근에 앞서 오리엔테이션하듯 며칠 나와보라고 했었다. 또한 분명히, 내가 초보임을 잘 알고 있는 센터장은 '그럼에도 배우면서 일하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며, 그런 전제로 선임자들에게도 나에게 업무를 가르쳐 주도록 지시를 내렸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 배우면서 일한다는...그 전제 자체가 문제일까...
보통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 함은, 자신이 하는 업무처리과정을 옆에서 견습(보면서 배우기)하게 하고, 곁들여 어떻게 업무를 처리하는지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알아듣고 익히게 하는 것 아닌가.
아무튼 나는 일단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미리보기 첫날이니까, 그럴 수 있겠지 생각하기로 했다. 3일 정도 나와서 업무를 파악하고 일을 배우라고 했으니 내일도 오면 되겠지, 생각하고 돌아왔다.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지만, 내일은 또 다를 수 있으려니 생각하기로 했다.
그날 저녁, 센터장에게서 뜻밖의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제가 오늘 같이 있었던 사회복지사들 말을 들어보니, 선생님한테 일을 시켜봤더니 선생님이 컴퓨터를 너무 못한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안되겠다고 하는데요...그사람들 말이, 선생님이 컴퓨터가 수준이하라고 하네요...그래서....
나는 어리둥절했다.
네에-? 제가 컴퓨터를 못한다고요??? 하하핳....아니, 저한테 그분들이 뭘 시키셨는데요? 단순한 서류에서 글짜 수정하는거 두가지 시켜놓고, 그걸 가지고 무슨 컴퓨터를 잘 하네 못하네 소리를 하는 거죠? 무슨 엑셀프로그램 활용하는걸 주문한 것도 아니고..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시켜놓고 무슨 말씀인지...허허헣...
나는 뜻밖의 이야기에 그저 실소가 터질 뿐이었다. 그러나 센터장은 이미 그들의 말을 따르기로 결심한 듯했다.
아무튼 컴퓨터을 잘 해야 되는데, 그분들이 그렇게 말하면서 도저히 안 되니까, 그냥 오늘 하루 일당 주고 끝내라고 하네요...그러니까 그런 줄 아세요.....
그렇게 전화까지 걸어와서 열렬한 호감을 표시하며, 남들보다 월급도 훨씬 더 얹어 채용하겠다며, 초보니까 배우면서 하는 걸로 하자고 누구한테 배우면 되는지까지 지목해서 알려주던 그 센터장은, 더이상 돌이킬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야말로 느닷없이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이런 것일까 싶었다.
하핳, 잠깐만요, 저에 대해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시는 분들하고는 저도 같이 일하기 싫습니다.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역시 그들을 퇴짜놓는 심정으로 한마디하고 전화를 끊었으나 나는 너무나 억울했다.
수준이라 하니, 나에게 컴퓨터활용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맡기기나 했다면, 그래서 그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면, 심지어 그들이 나에게 성실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며 무언가 가르쳐 주려고 애쓰기라도 했는데 못알아먹고 버벅거리기나 했다면, 내가 할 말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옆에 앉혀 두고 그림자 취급하며 말 한마디 걸지 않던 그 세명의 사회복지사들 뒷 모습이 생각났다.
애초에, 그들은 내 존재가 불편했고 초보임에도 급여를 200만원씩이나 주겠다고 하는 센터장의 말이 고까웠던 것일까...
그래서 마지못해 지도편달을 해야 할 입장임에도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으면서도 말도 안되는 수준의 컴퓨터 실력이라며 제멋대로 평가하고 트집을 잡아 아무렇게나 조언함으로써, 사회복지사로서의 삶을 시작해보려는 풋풋한 꿈에 젖어 있는 세상 천치같은 나를 폄훼하고 잘라내도록 한 것이 아닐까.
그제서야 나는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
직원들의 말한마디에 현혹되어 손바닥뒤집듯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여,
아무런 갈등도 없이 하루아침에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리는
노회한 70대 센터장여사님의 그 한없이 열렬하고 무한할 것같은 호감와 호의가
얼빠진 나의 정신을 찰지게 후려친 것이다.
단지, 그들은 나를 간 본 것뿐이었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간을 보나...싶은 어이없음과 당혹스러움이란!
그러니까 역시 처음부터 무조건적인, 뜬금없는 호감표시와 호의는 경계를 했어야 하는 것일까... 한동안 나의 가슴은, 호된 싸대기라도 얻어맞은 것처럼 얼얼하기 그지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