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비로소 알아가는 것들[4]
지금 듣고 싶은 음악 : 신해철 노래 중 ' 나에게 쓰는 편지 '
지금 생각나는 글 : 2016년 브런치 글 나는 휴대폰 중독이다
..... 핸드폰 중독에 대한 고찰에 이어서 다음 편은 솔루션애 대한 내용을 쓰기 위해서 생활 속 핸드폰과의 이별을 연습해보기로 한다.. "우리는 어느덧 휴대폰의 노예".....[나는 휴대폰 중독이다] 중에서....
"우리는 어느덧 휴대폰의 노예"라고 마무리를 했던 4년 전쯤 내가 쓴 글을 읽는다. 입가에 미소를 만든다. 갑자기 주위를 살펴 휴대폰이 어디에 있는지 찾았다. 내가 앉아 있는 마루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식당 위에도 없다. 안방에 들어가 보았다. 충전도 하지 않고 있는 내 휴대폰이 화장대에 그대로 놓여 있다. 아침부터 아니 어제저녁 엄마한테 전화할 때 사용하고 그대로 놔둔 것이다. 충전은 90% 그대로다.
순간 깨달았다. 나는 핸드폰 중독에서 해방되었다.
더 이상 의지형 핸드폰 중독 인간도 아니고, 더 이상 휴대폰의 노예가 아니다.
퇴사를 하고 약 1주 동안은 회사 app이 열렸다. 회사 메일도 열렸다. 간간히 나의 퇴사를 모르는 동료와 파트너들에게 문자와 쪽지 그리고 메일이 왔다. 정확한 퇴사일이 지나고 약 1주일이 지나면서 회사 관련 [OPEN]되었던 모든 문은 [CLOSE]되었다.
한 회사에서 10년 넘게 사용되던 내 아이디와 메일 주소는 더 이상 사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확인한다. '잘못된 아이디입니다.' '사용할 수 없는 주소입니다.' 확인을 클릭할 때 올라오는 알림 문구들이 낯설다. 정말 이제 더 이상 이 회사를 다니지 않는구나 하는 퇴사를 알려주는 가장 마지막 안내이다.
아침 눈을 뜨면 올라오는 메일수, 다양하고 수많은 그룹으로 만들어진 톡방의 대화, 이젠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회사 쪽지 app의 알림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눈을 떠서 순서대로 열어본다. 어디선가 들리는 문자메시지 알림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사실 늘 무음이었는데 말이다. 신기하다.
그렇게 2달이 지나고, 다시 3달이 지나갔다.
노트북을 열고 인터넷이 연결되었을 때 다양한 광고 메시지와 지인에게 올라온 대화를 확인한다. 이메일도 노트북을 열 때만 확인하고 읽는다. 휴대폰으로 바로바로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던 중독성 버릇이 사라지고 있다.
버릇이 사라진 이유는 정말 단순하고 간단하다.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바로바로 확인하고, 답변을 주어야 하는 업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회사 업무를 할 때, 나의 확인과 파드 백은 LTE급이었다.
문자가 올라오면 '예'라도 답장을 해야 했고, 메일을 확인과 동시에 보낸 이를 위하여 ‘확인했습니다'라는 답변 메일을 바로 보내야만 했다. 늘 손에 쥐고 있는 휴대폰의 진동을 통한 스스로 절대 고칠 수 없던 버릇이었다.
해외사업 시 영국과 한국, 독일과 한국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새벽에도 올라오는 휴대폰의 문자소리에 자동적으로 답장을 했다. 그리고 민망함에 '제가 잠이 없어서요. 문자를 확인했습니다. '라고 답변 마무리에 변명을 달았던 기억도 있다. 4년 전 글 속에 그 짧은 시간 동안 잊어버린 휴대폰 해프닝과 함께 불안증, 두통, 의욕 상실까지 언급한 것을 읽으면서,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에게 저절로 웃음이 난다.
어떻게 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50%라도 줄일 수 있을까?
진지하고 심각하게 그 시절 핸드폰 중독에 대한 솔루션을 생각했던 그때의 내 모습을 보여주는 글을 읽어 나가며, 휴대폰이 어디 있는지 찾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에 허탈하게 웃는다.
하루, 1시간, 30분도 내 손에 없으면 불안해했던 그 시기의 휴대폰 중독에서 나는 해방된 오늘을 기록해 둔다.
...........나는 휴대폰 중독에서 해방되었다. 하루종일 휴대폰이 내 손에 없어도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
1분 1초라도 최대한 빨리 처리해 주어야 할 업무들의 문자, 쪽지, 메일.. 더이상 나를 찾지 않는다.
고로, 나는 휴대폰 중독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