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미 무어의 수상소감에서 배운 삶의 진실
최근 데미무어가 영화 'The Substance'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수상 소감이 화제가 되었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단연 **온전함(Wholeness)**이라는 단어에 깊이 끌렸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해야 한다는 소음 속에 산다. 여자는 예뻐야 해, 남자는 성공해야 해, 아이를 잘 키우려면 이래야 해...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 잣대들은 결국 파도의 거품처럼 실체 없는 허상은 아닐가? 만약 우리가 그 잣대를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 나라는 존재가 이미 얼마나 온전한지 알게 된다면, 더 이상 괴로워하거나, 누군가 앞에서 웅크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는 이미 충분하기 때문이다.
데미무어의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소감
In those moments when we don't think we're smart enough or pretty enough or skinny enough or successful enough or basically just not enough. I had a woman say to me, just know you will never be enough, but you can know the value of your worth if you just put down the measuring stick. And so today, I celebrate this as a marker of my wholeness and of the love that is driving me.
“우리가 스스로 똑똑하지 않다, 예쁘지 않다, 날씬하지 않다, 성공하지 못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런데 누군가 저에게 이렇게 말해줬어요. ‘그래, 너는 결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 잣대를 내려놓기만 하면 너의 가치를 알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오늘 이 상은 나의 **온전함(Wholeness)**과 나를 앞으로 이끌어온 사랑의 증표로 기념하고 싶어요.”
며칠 전, 또 한 어린 배우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녀를 그렇게 만든 건, 아마도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잣대일 것이다. 완벽이라는 기준을 향해 끝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게 만드는 사회. 99%가 열등감과 결핍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회. 그럴수록 사람들은 타인에게 더 가혹해진다. 키보드 뒤에 숨어 악성 댓글을 쏘아대고, 군중 속에서 차가운 돌멩이를 던진다. 브런치라는 공간조차 예외가 아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도망치는 찌질이들. 왜일까? 왜 우리는 그렇게 찌질하고,
타인에게 관대하지 못할까? 아마도, 우리 모두가 자신을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결핍은 질투로, 시기로, 때론 폭력으로 변한다.
며칠 전 남편이 과거의 어떤 행동을 떠올리며 수치심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혼잣말로 자책하던 남편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우리는 사람이잖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남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나를 수년간 괴롭혔던 것도 그놈의 Measuring Stick, 세상의 잣대였다.
완벽한 가정,완벽한 나.그 완벽이라는 허상과 비교해 지금의 나는 늘 **부족한 나**였다.
그 결핍감은 내 삶을 부정하게 만들었고, 스스로를 혼내는 데 익숙해지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겠다.
나는 이미 온전한 존재였다. 나는 이미 충분하다.
그 진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나는 더 이상 웅크리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그 넉넉해진 시선으로
타인을 더 관대하게,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그랬더라면, 그 어린 청년들이 그 안타까운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