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시작합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2020년 01월 18일, 기다리던? 아니! '기다리던 네팔로 갑니다!'
작년 이맘때 즈음으로 기억한다. 친구가 sns에 올린 히말라야 트레킹 사진을 보며, 나도 가보고 싶은데?라고 생각을 했었다. 또 아무 생각 없이 "좋아 보이더라, 너 내년에도 가면 나 따라가도 되니?" 하고 메시지를 쓰고 dm을 보냈던 것이.
오늘은 생각이, 뱉어 놓았던 말들을 다시 주어 담는 하루가 될 예정이다.
사실 내 인생에서 ‘배낭여행’이라는 것_나에게 배낭을 둘러매고 떠나는 여행은 이런 의미였다. 어디에서도 잘 수 있고,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을 체력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것. 처음 보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새로운 모든 것들을 눈과 마음으로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는 너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것_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내 몸의 반은 가릴 듯 커다란 가방을 메고 인천공항에 와 있다니?
오랫동안 장롱 안에서 케케묵은 먼지들과 또 잡동사니들과 동고동락하고 있었던 아빠의 머릿속에서 잊힌 지 오래된 필름 카메라는 종로 5가에서 깨끗하게 고쳐 가져왔다. 또 ‘난 스틱 사용하는 게 더 불편해서, 노대리 필요하면 가질래?’라는 말과 함께 어쩌다 보니 내 소유가 된 전 회사_이번 트래킹을 떠난다는 사실은 모르시고, 그저 개인 사유로 퇴사한다고만 알고 계시는...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과 죄송함을 전합니다.:)_ 이사님의 스틱도 가방 옆에 덜렁 매달았다.
편한 휴양지 두고 사서 고생한다는 엄마의 걱정과 다녀와서 자랑? 해달라는 친구들의 관심도 마음속에 꼭꼭 눌러 넣었다._사실 이 글을 읽게 될 친구들과 엄마에겐 미안하지만, 그 관심과 마음들은 쑤셔 넣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29살의 나에게 다가오는 관심과 기대들을 외면하 채 떠난 여행이었으므로_
생각지도 못했던 여행이 준비도 없이 이렇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