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의 진로에 끊임없이 의심한다. 어떠한 선택을 내렸어도 의심은 계속된다. 멀쩡히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가도 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맞는지 고민한다. 이 일을 계속하는 게 옳은 것인가, 이 일을 시작해 보려고 하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등 지금 서 있는 곳에 대해서 의구심과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가진다.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에 대한 의심, 그 길을 걷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통과 의례다.
그 의심은 우리를 옳은 길로 이끌기도 한다. 의심은 질문을 우리에게 준다. 질문은 고민을 하게 만들고, 나만의 답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 시작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의심은 어떠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흐름을 형성해 준다. 시인 릴케가 말한 것처럼 고민을 품고 살다 보면 해답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의심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의심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 의심을 해결하기 위한 시작을 놓치고 있다면, 우리는 무력함과 무기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의심은 삶이 우리에게 보내는 자기 모험을 향한 신호다. 계속해서 드는 의심이 있다면, 질문이 있다면 모험을 떠날 때가 된 것이다.
대학시절, 삼성전자 한국총괄사업부에서 인턴을 3개월 동안 한 적이 있다. 강남역 부근의 본사 빌딩으로 향한 출근길은 늘 고역이었다. 사람이 가득 찬 버스가 싫기도 했지만, 내게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일을 하러 가는 건 힘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
"누구나 다니고 싶어 하는 회사이고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인데 이와 같은 환경에서 이 일을 하는 게 내게 맞는 일일까? 내가 원하는 일일까?"
이 질문 이후로 여러 시도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도에는 실패도 있었고, 성공도 있었다. 조금은 더 나다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강사 일을 시작하게 했다. 강사 일을 하는 도중에 들었던 의심과 질문을 통해 코치 일을 시작하게 했다.
이제 나의 출근길은 다르다. 고역이 아니었다. 가기 싫어했던 사무실은 사라졌다. 오히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기대되고 궁금해졌다. 물론 지금도 가기 싫거나 힘이 무척 드는 강의와 코칭 일도 여전히 있다.
보다 더 주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 변화는 어찌 보면 의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니 의심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선물해 준다. 이 질문은 내게 필요한 변화와 성장을 만들게 해주는 시작점을 찍게 만들어줄 수 있다. 의심은 질문을 만들고, 이 질문은 해답으로 향한 길을 열어준다.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의심은 어떠한 것이 있는가. 그리고 자주 드는 질문은 무엇인가? 그 의심과 질문이 당신의 길을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