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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Feb 08. 2024

길에 대한 명상


어제 <오랜일기>에 한자 길 도(道)에 대해서 쓰고 그리면서 길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떠 올랐다. 

지금 하고 있는 연재,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에 길이 들어간다는 점,

브런치 소개 글도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로 고쳤고,

새롭게 시작할 북스타그램 제목도 bookcafe_aroundthecorner, 즉 <길모퉁이 북카페>로 정했다.


잊고 있었는데, 대학 때 들었던 동아리 이름이 '길패'였다는 사실도 반짝! 떠올랐다.

풍물패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막걸리 마시던 스무살의 내가 마치 전생처럼 아득하게 되살아났다.

심지어 동아리를 만든 창시자 선배가 만들었다던 노래까지 또렷하게 생각났다.


길은 내 앞에 펼쳐있다

나는 안다 이 길의 역사를

길은 우리 앞에 펼쳐있다

여기서 내 할 일을 하라


이게 다 인지, 더 있는데 내가 여기 까지만 기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만큼의 가사가 생각났다.

다시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로 돌아오자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의 첫 자와 끝 자를 합치면 길페가 된다는 재미있는 발견에 이르렀다. 

이 노래를 임시 주제가로 사용해서 길페의 지속가능을 꿈꾸고 가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모퉁이란 길을 가다가 길이 구부러지거나 꺾어져 돌아간 자리를 뜻한다. 

무엇인가 길모퉁이 가까이에 와있다는 것은 비유적으로 

근간에, 바로 다가온, 임박한, 바로 가까이에 와있다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길모퉁이를 돈다는 것은 새로움을 향하는 것이다. 새로움을 마중 나가는 것이다.

길모퉁이는 무언가 기대하고 있는 장소나 사람이 있을 때, 불안과 설렘을 동반한다.

새로운 만남은 확실하지 않은 모름을 전재하기에 두렵고 불안하다.

온 마음으로 집중한다. 

마음이 점점 확신으로 차오른다. 

마침내 불안은 설렘이 된다.


나이를 먹는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짧지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다양한 길을 걸어오고 있다.

울퉁불퉁하게 닦여지지 않은 오솔길을 걷기도 했고, 반듯하고 넓게 잘 닦여진 신작로를 걷기도 했다. 

세찬 바람이 부는 골짜기를 지날 때는 외투를 여미기도 했고, 햇볕이 내리쬐는 아스팔트를 걸을 때는 외투를 던져버리기도 했다.

다시는 걷고 싶지 않은 가시밭길을 걷기도 했도, 한 번도 걷지 않은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우유니 소금사막 길에 대한 동경도 있다.


어둡고 우매하게 좌충우돌, 같은 자리인 줄도 모르고 뱅뱅 돌기도 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극심한 손발의 고생 끝에, 

다시는 착각하지 않을 고성능 내비게이션을 탑재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걸었던 길, 나만이 잘 알려줄 수 있는 길의 지도를 그린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현자들의 가르침을 등불 삼아,

발이 아닌 머리가 이끄는 대로,

지구의 한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에서, 

설렘을 가득 품고.

 

https://brunch.co.kr/@oranoren/391




일요일과 목요일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

+ 화요일과 토요일 -<읽기의 천사>

+ 월요일과 금요일 -<건강할 결심>

+ 수요일과 토요일 -<오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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