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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Aug 28. 2023

고백

고백


상처에 관한 역사를 누런 봉투에 담아 너에게 부친다

- 사랑을 동봉함. 


나는 비 내리는 밤의 가로등이 될게

홀로 추락하는 빗방울들의 최후를 세어보며

우리의 최초를 곱씹고 서 있을게

침묵으로 빚은 따뜻한 애플파이를 건네고

네 존재의 다락방에 쌓인 고운 먼지들이

시처럼 흩날리도록 조심스레 거닐게


소중하게 간직한 내 절망을 선물할게

눈부시게 찬란한 내 절망으로 

어둑해진 네 희망을 밝혀줄게


사막이 될게, 세어보렴

내가 가진 모래알 같은 그리움들을

그리고 걸어주었으면 좋겠어

그 위로, 네 발자국 고이 남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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