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 you connected, too?
지구에 조금이라도 무해한 사람이 되어보기로 다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요가를 하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비건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게 되었다. 일상 속에서 꾸준히 조금씩 스스로를 환경문제, 동물권, 채식, 비거니즘을 다룬 다양한 책이나 다큐, 영화 같은 매체와 소식들에 노출시켜왔지만 이런저런 핑계들을 내세우면서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었다.
코로나라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거니즘과 환경문제는 다시 한번 더 나에게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면서 내리게 된 결론은 아는 것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보자라는 것이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연결되어 있고, 나와 나의 가족을 살리고 구하는 일이 곧 지구를 구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팬데믹과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 등을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지구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러내고 있는 것처럼 먼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조상들이 무자비하게 지구를 오염시키고 훼손시켜 놓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과 대가를 우리가 고스란히 떠안았다"라는 원망은 듣고 싶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보고자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고, 테이크 아웃을 할 때는 웬만하면 용기를 지참하거나 비닐봉지를 받지 않는다. 고체로 된 샴푸바, 린스 바 그리고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육류나 유제품도 섭취도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지구에 전혀 무해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어떤 형태로든지 쓰레기를 만들어 내며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구에 해로움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이는 나에게 당신이 지구를 지키는 특공대라도 되냐며, 그런다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며 비웃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에 완벽하게 무해하게 살고 싶어 하는 소수의 사람들 보다, 조금이라도 더 무해하게 살고 싶어 하는 나와 같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힘이 더 세다고 생각한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라는 책에서 작가는 완벽한 소수의 비건들 보다 불완전한 대다수의 비건이 많아지는 것이 오히려 세상에는 더 유익하다고 했다. 그렇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각자의 삶 속에서 조금씩이나마 알고 있는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결국 세상은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작은 점이 모여서 선을 이루고 면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내가 일상 속에서 찍어내는 이 작은 점들이 지구와 나를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튼, 비건>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Are you connected, too? 당신도 연결되었나요?라는 문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결국은 연결의 문제다.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기에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외면할 수 없는, 그래서는 안 되는 문제들인 것이다.
나는 그저 나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보겠다.
오늘도 그렇게 매트 위에서 그리고 삶 속에서 수련 또는 실천이라는 이름의 작은 점을 찍어나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