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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예YEEYEE Jul 01. 2024

검둥이도 에취 2.

질투 따윈 슬프지 않아


집으로 가는 길. 생일 파티에 참석하는 아이들이 세라네 엄마 차를 타고 있었다. 부럽지 않다. 얼른 집으로 가서 검둥이랑 놀아야지.

오늘은 일주일 중에서 유일하게 학원에 가지 않는 월요일이다. 집에서 학교는 걸어서 5분 거리지만 항상 조심한다. 걱정이 많은 엄마는 월요일도 학원에 다니라고 했지만 나는 검둥이와 하루는 꼭 놀아야 했다. 혼자서 집에 있을 검둥이를 생각하면 월요일까지 학원에 다닐 수 없다.

우리 검둥이는 나랑 참 잘 어울리는 친구이자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개다.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를 때면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똑똑한 검둥이가 내가 오는 줄 알고 마중 나와 있는 거다.

우리 가족은 모두 똑똑하다. 아, 가끔 부모님이 술을 마신 날이면 바보 같을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아주 똑똑한 걸 봐서는 아주 잠깐 그런 것 같다.

“검둥이, 손.”

검둥이가 냉큼 손을 올렸다. 나는 검둥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신이 난 검둥이가 꼬리를 흔들며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돈다. 얼굴은 신나서 웃고 있는데, 검둥이의 걸음은 조심스럽다. 대신 꼬리를 선풍기보다 빠르게 돌린다.

우리 검둥이는 집 안에서 짖지 않는다. 당연히 뛰지도 않는다. 집안의 소음 걱정까지 하는 우리 검둥이. 이런 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검둥이가 똑똑한 개인 걸 눈치채겠지.

이건 비밀인데, 우리 검둥이는 심부름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누가 검둥이를 훔쳐 갈까 봐 절대로 혼자서 내보내지 않는다.

 

감기 2일 차

 

“에취!”

세라의 기침 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생일파티에 참석한 애들이 똑같이 기침했다. 고소한 마음이 들었지만, 세라가 다가와서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어제 재미있었는데. 에취. 너도 오지 그랬어?”

세라는 정말 별로다. 생일파티 초대장도 주지 않았으면서 다음 날 이런 말을 한다니. 이런 일로 화내면 모두 내 험담을 할 거다. 후후, 숨을 고르고 웃으며 대답했다.

“학원 가느라. 세라야 손 좀 잘 씻지. 감기 걸려서 어쩌니?”

세라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방금 전보다 더 밝게 웃었다. 약간 화난 표정의 세라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

“너 그거 모르는구나.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데. 나는 바보가 아니라서 감기에 걸린 거야.”

“그래. 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세라는 약이 오르는 지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그러니까. 나는 손을 안 씻어서가 아니라, 바보가 아니라서 그래서 감기에 걸린 거야.”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끄덕여 줬다. 그러면서 약간 미안해하는 표정도 지어줬다. 아이들은 화를 내는 세라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쌤통이다.

바보가 감기에 안 걸린다니. 흥. 바보가 감기에 걸리는 거겠지. 나처럼 똑똑한 아이는 감기에 절대로 걸리지 않는다. 먹기 싫은 채소도 잘 챙겨 먹고, 마스크도 잘 쓰고, 손도 잘 씻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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