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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혼의작가 Oct 19. 2021

이직의 경험(14) - 새로운 분야에 또 도전하다

도전하는 것은 무죄

 나는 기존 경력과는 좀 다른 이직의 과정을 겪었었다.  항공사 승무원 -> 교육회사 -> 해외영업(중국). 이러한 과정에서 나는 '해외영업' 을 계속 살릴 전략을 삼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국 후, 해외영업 관련 분야로 면접을 보면서 재취업 활동을 계속 해왔다. 그러던 와중에 그간 취업 상담을 꾸준히 해 온 취업센터로 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게 된다. '문화 사업 기획'. 각 도 또는 시에는 다양한 진흥원들이 있다. 도단위 또는 시단위의 산하기관 들이다. 지역사회의 사업 활성화가 주된 목표로 세워진 곳이다. 일단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아야 하지만 일단 지원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순간이다. 

 

 처음 항공서비스직으로 근무를 하였고, 이후에 취업하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해외영업 업무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경력을 만들었던 터였다. 항공사 승무원이 꿈이던 시절에는 그 꿈이 너무 확고해서 직업관련하여 선택할 때 망설임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어떠한 일을 꼭 목숨 걸고 해야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야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일단 '사업기획'이라는 업무는 흥미가 갔다. 그리고 IT쪽이 아닌 문화쪽이어서 이 부분도 흥미가 갔다. 진흥원이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무원 산하에서 일을 하고, 아무래도 틀에 짜여진 범위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은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계약 신분이 정규직, 비정규직도 아닌 위촉직 이라는 형태의 고용이었다. 그때는 잘 알지 못했는데, 쉽게 이야기 하면 비정규직 보다 고용조건이 좀 더 아래이다. 정규직은 고용이 보장되어 있고, 비정규직은 언제 정규직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위촉직은 일단 위촉기간(계약기간)이 끝나면 그냥 끝이다. 특근 및 야근을 해도 비정규직 까지는 수당이 나오지만 위촉직은 그러한 부분이 제공되지 못한다. 그리고 무엇 보다 연봉을 낮춰서 가야했다. 


 일주일간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는 해외영업 경력을 살려서 해외영업에 합격할 때까지 그 쪽으로 지원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한 켠으로는 새로운 배움과 새로운 경험은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사업기획 이라는 업무를 통해서 보다 나의 시야를 넓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항상 많은 갈등 속에서 내가 택한 것은 '도전'이었다. 새로운 길, 낯선길을 간다는 것은 언제나 시험한 모험이었으니까. 연봉을 줄여서 간다는 것은 좀 그랬지만, 나중에 인정 받고 성과를 내면 더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고향에 머무르면서 일할 수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다.  


 공공기관은 아무래도 일반 사기업 보다는 무어랄까? 업무 분위기가 과도하지는 않다. 기업이야 리더의 성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무래도 매출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보다 치열하게 일해야 하는 구조일 수 밖에 없다. 공공기관의 경우 새로운 사업을 따와야 하고, 성과도 내야 하지만 그 평가 기준이 기업의 기준과는 다르다. 사업 예산이 어느 정도 삭감되는 경우도 있지만, 망하거나 문닫을 일은 없다. 


 공공기관에 위촉직이라는 형태로 그리고 연봉을 낮추어서 간 이유는 '사업기획' 이라는 업무를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선택의 기준을 연봉 보다는 내가 더욱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 힘든 결정이었다. 원래 처음 제안은 과거 중국에서 받던 연봉에 근접한 수준이었는데, 문화사업 기획 관련 경력이 없어서 진흥원에서 그 정도 연봉을 책정할 수 없느 건지, 아무튼 연봉을 낮추었다. 


 문화 사업 기획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또 새롭게 배워야 했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은 많은데 누군가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사람은 없는 경우가 많다. 문화사업 관련하여 내 위로 바로 부장님이 계셨다. 이 분야 베테랑이시다. 사업기획과장 이라는 직함을 달고 일하기 했지만, 관련 경험이 없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보통 과거의 자료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일단 업무 파악을 위해서 자신의 컴퓨터에 있는 전임자의 파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길 바란다. 업무파악에 도움이 된다. 


 가장 쉽지 않았던 것은 예산을 집행하는 일이었다. 공공기관의 경우 규정에 맞게 사업비가 지출이 되어야 한다. 사업비 규정과 다르게 지출되는 경우, 추후 감사를 통해서 최악의 경우 일정부분 불인정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매일 월요일 오전 주간회의, 그리고 월말에는 월간 회의를 한다. 가끔은 상당히 많은 부분 서류작업을 하는데 시간을 써야 한다는 비효율적인 측면도 있다. 개인적인 성향상 비효율적이고 보이기 위해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공공기관의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주어진 업무 들을 수행해 갔다. 



 공공기관에 일하면서, 공무원 그리고 공공기관의 특성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부분은 나중에 다시 기업에 재취업하면서 정부지원사업 등을 진행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경험이 버릴 것이 없긴 했다. 진흥원 생활은 오래가지는 못했다. 아래와 같은 어려움이 있었다. 


1. 낮은 연봉: 시단위에 속해있는 산하기관(광역시 제외)의 경우, 연봉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안정성과 편안함이 내가 추구하는 직장의 모습은 아니었다. 조금 더 열심히 일하고 성장하고 또 그에 따라 좀 더 나은 대우가 필요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 재취업 한것이 아니라, 위촉직 이라는 임시형태로 갔고, 무엇보다 연봉을 낮추어서 간 것이 이직 결심의 큰 이유였다. 공공기관의 관련 업계를 살펴보니 그래도 도단위의 소속 산하기관이나 광역시에 속한 기관의 경우에는 연봉 부분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면서 연예를 하기 시작했느데, 한 달 지나고 나니 이직의 결심이 확고해졌다. 현재 연봉으로는 결혼해서는 더욱 힘들다 라는 결론.


2. 고용 불안정: 일단 위촉직의 계약 형태가 그랬다. 위촉의 기간도 1년 형태가 아니다. 1년이 지나면 퇴직금을 주어야 할테니. 위촉직으로 일한다고 해서 사람이 인력이 필요해서 충원한 것이기 때문에, 바로 내치지는 않는다. 내년도에 다시 위촉직 임명 또는 계약직 형태로 일을 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불안정함 속에 나를 맡기기는 싫었다. 그리고 공공기관에는 규정에 따라서 모든 일들이 진행됨으로 예외사항이나 특별케이스는 없다. 즉 일반 사기업의 경우, 공로를 인정 받거나, 대표 및 경영진의 결정으로 연봉 및 직무 및 부서 변환 등이 가능하지만 공공기관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었다. 


3. 업무 분위기: 공공기관은 일반 사기업에 비해서 업무 강도가 조금 덜한 편이다. 주어진 업무가 분명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업들을 계획서와 일정에 맞추어서 진행해 나가면 한다. 크고 작은 추가 업무들이 생겨날 수 있지만, 갑자기 다른 과중한 프로젝트나 업무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다 좋았다. 업무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고, 각자 주어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되기 때문에, 부딪힐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위기가 역동적이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직을 결심하고 나서 일하면서 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나의 이직의 경우 중, 재직하면서 이직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공공기관에서 일한지 8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지원하는 업무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경력은 쓰지 않고 해외영업 경력을 위주로 작성하여 원서를 제출했다. 이직의 상황이 항상 빠르게 진행되고 선택하다 보니, 회사가 속한 업종이나 그러한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일단 관련 업무만 보고 지원을 했다. 운이 좋았던 것이었을까? 이직을 결심하고 첫번째 원서를 넣은 곳에 합격을 하게 되었다.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진흥원에서도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공공기관, 공무원의 생리. 국가사업을 진행할때의 중요 포인트. 그리고 진흥원 관련 국내 행사에 참석해서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기도 했다. 8개월 이라는 시간이 짧긴 했지만 버리는 배움은 없었다. 이직 관련 가장 크게 깨달은 것 중의 하나는


" 경험도 좋지만 연봉은 낮추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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