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시점은 어떻게 할까?
1인칭, 3인칭 등등
태풍도 오고, 코로나 환자는 연일 증가하고 있다.
농담으로 주고받는 2020년은 없는 해라는 게 현실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혹은 지구 종말이 2000년이 아니라 20년 후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사다난한 2020년이다.
오늘의 주제는 <웹소설의 시점>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의 시점이라고 한다면 말 그대로 '서술의 방향'으로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하다.
복잡하게 할 필요 없이 웹소설에서 사용되는 시점은 딱 2개다.
1인칭 시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이 두 개가 다이다. 그런데 사실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1인칭도 이론적으로 100% 시점 규칙을 지키는 소설은 거의 없다.
웹소설은 순문학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필요도 없고, 그걸 강요할 이유도 없다.
나쁘게 말하면 상업적이고, 근본이 없는 거지만 좋게 말하면 그런 소위 '룰'에 제약을 받지 않는 소설이기도 하다.
시점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작품을 욕 해 봤자 의미가 없는 짓이다.
예를 들어 보자.
실제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작품은 말하지 않겠지만) 몇몇 작품의 경우 3인칭과 1인칭을 섞어 사용한다. 그 소설을 욕하는 독자도 있지만, 과연 작가가 글을 못써서 혹은 3인칭이랑 1인칭을 헷갈려서 그렇게 썼을까?
절대 아니다.
가독성을 위해, 재미를 위해 일부로 그렇게 쓴 것이다.
실제로 매출도 상당히 좋다.
당장 내가 연재 중인 글만 해도 기본 베이스는 1인칭이지만, 주인공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캐릭터를 보여 주고 싶을 때는 3인칭 시점으로 전개를 한다.
말이 1인칭이지 사실상 1+3인칭 혼합이고, 시점 가지고 욕을 먹은 적은 없다.
1인칭보다 3인칭이 더 잘 읽힌다라는 리뷰는 본 것 같지만... 사실 이건 할 말이 좀 있는 게, 1인칭으로 작품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10 작품 넘게 3인칭을 쓰다 보니, 1인칭 묘사나 서술(또는 연출)에 익숙하지 않아 초반에 애를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
1인칭은 주로 '주인공'시점으로 전개가 된다. 판타지로 친다면 주인공, 여성향으로 친다면 여주(또는 남주 시점이 있긴 한데 거의 드물다,) BL로 친다면 수시점(마찬가지로 공 시점도 있다.)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든 1인칭은 메인이 되는 화자의 시점이다.
웹소설에서 1인칭/3인칭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1인칭 주인공 시점
장점
1. 몰입하기가 쉽고 가독성이 좋다. (웹소설에서 이건 엄청난 가산점이다.)
2. 주인공 시점으로 많은 전개를 할 수 있다.
3. 주인공 캐릭터의 재미를 살리기 쉽다. (물론, 그만큼 재미있게 써야 한다.)
단점.
1. 독자로서 주인공이 납득이 가지 않을 경우 소설 전체에 거부감이 든다.
2. 주인공 외적의 시점을 전개하기 힘들어진다.
3인칭(전지적 작가 시점)
장점
1. 여러 캐릭터 시점을 쓸 수 있다.
2. 전개가 편하다.
단점
1. 주인공에게 몰입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 진입 장벽이 있다.
2. 과잉 묘사가 될 수도 있다.
대충 이 정도이다. 나의 경우에는 3인칭을 주로 써 왔고, 이번에 처음으로 1인칭 소설에 도전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1인칭 단점 2번에서 전개가 막혔다.
과감하게 주인공 외적인 부분은 3인칭 시점으로 보완을 했고, 거기서 뭐라고 하는 독자들은 없었다.
아는 작가님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1인칭으로 전개하다가 짜증이 나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3인칭으로 바꿔서 글을 썼다고 했다.
(그런데 그 소설을 읽은 나도 눈치를 못 채고 나중에 작가님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ㅎㅎ) 그 정도로 독자들은 '재미만 있으면' 시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웹소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거나 찾아보다 보면
웹소설은 무조건 주인공 시점(1인칭)을 써야 한다느니 하는 공식이 있다.
언제나 말 하지만, 웹소설도 창작이고 창작에 공식 따위는 없다.
1인칭으로 쓸까요? 3인칭으로 쓸까요?
잘하는 거 하세요! 왜 그런 고민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