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수용성
어느 날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의사선생님께서 아빠가 오늘 밤이 고비시라고 자녀분에게 연락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아빠와 함께한 순간들이 머릿속에 필름처럼 흘러 지나갔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아빠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막막했다. 마치 첫 아이를 낳아 키울 때처럼 말이다. 슬퍼서 우선 울었다. 꺽꺽 소리가 나도록 울었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이제 뭘 해야 할까 생각하다 목에 목걸이를 찼다. 어머님께서 포르투갈에서 사다가 선물해주신 목걸이다. 양초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기도를 시작했다. 아빠의 쾌유를 기원했다. 아빠께선 '모든 일이 다 좋은 일'이라고 하셨던 게 기억난다. 다행히 아빠는 아직 이 세상에 살아 계신다. 평소의 모습과 달라지셨지만. 그래도 같이 있을 수 있어 하루하루가 정말 감사하다.
전에 내 어금니를 빼야 돼서 많이 슬퍼했었다. 그때 아빠한테 투정을 많이 부렸다. 지금 와서 보니 아빠한테 미안하고 부끄럽다. 엄마가 돌아가신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했던 게 생각났다. 미안해. 좀 더 속 깊은 말을 했어야 했는데.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가야지. 지금 딸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고모께서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칭찬해 주셨던 게 생각난다. 그래서 지금 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