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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Jun 14. 2024

가족

'앗'

"빠~아~앙!"

짧은 비명 소리와 함께 갑자기 차가 섰습니다.

꼬불꼬불 산길을 다 내려와서 굽어진 길이 펴지고 있는 길이었는데요.


"동전, 괜찮니?"

운전석에 있는 아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뒤돌아보며 저에게 묻습니다.

옆에 검은 차가 삐딱하게 서 있다가 쌩 반대편으로 달려갑니다.

깜빡깜빡 불빛을 내면서요.

"여보, 너무 놀랐지? 저, 저 사람 봐요. 사과도 안 하고 도망가네!"

엄마가 씩씩거리며 화를 냅니다.


"아빠 무슨 일이에요?"

"맞은편에서 차가 중앙선을 넘어왔네. 차가 없어서 참 다행이다만.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 시골길에서 저렇게 속력을 내다니!"

코끝 색이 검은색으로 변한 게 이유가 있었어요. 기분이 꾸리꾸리 이상했는데...

죽을 수도 있었겠어요. 가슴이 쿵쿵거리다 잠잠해지고 있어요.

"오, 감사합니다. 차도 사람도 아무도 안 다쳤네요. 휴~~"

엄마와 아빠가 서로 마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저도 세 번째 콧구멍 색이 노랑으로 변해가요. 안정이 되어가고 있나 봐요.

잠시 정차했던 우리는 다시 집으로 향합니다.

동전이네 자동차 이름은 '날개'입니다. 동전이 지었는데 자동차가 크게 숨을 쉽니다.

가족을 지켰다는 마음에 '날개'가 자동차 앞 라이트를 꿈뻑꿈뻑 켭니다.

타이어도 한 방 세게 맞은 기분이었는데요. 정신을 차리고 타이어 한쪽으로 몰렸던 공기를 구석구석 골고루 보냅니다. 자동차 모든 부품들이 미소 짓습니다. 다행이라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요.

by 빛날 ( 놀랐지? 좀 쉬었다 가 )


캠핑장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친구들과 기분 좋게 헤어졌어요.

집으로 오는 길에 계곡이 있어서 우리 가족은 잠시 물놀이를 하고 왔어요.

배가 고파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어갑니다.

우리 가족은 여행을 갈 때마다 꼭 휴게소에서 밥을 먹어요.

맛있는 소떡소떡을 먹는 것으로 먼저 시작합니다. 노랑 빨강 소스 쭈욱 짭니다.

호두과자도 잊지 않고 먹습니다. 편의점을 휘리릭 돌며 좋아하는 과자도 챙깁니다.

휴게소에서 먹는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요.

재미가 한가득입니다.


엄마가 주문하는 모니터에 줄을 서면, 옆에 딱 붙어서 먹고 싶은 걸 이야기해요.

아빠는 국밥을 드신다네요. 엄마는 충무김밥, 저는 라면입니다. 우동도 주문합니다.

간식을 먹은 우리는 4인분을 주문해서 먹습니다. 휴게소를 나오면서 엄마, 아빠는 커피를 사고 저는 음료수를 가지고 차에 오릅니다.

그전에 휴게소 쇼핑을 잊지 않습니다. 여러 종류의 인형들이 휴게소 바닥을 돌고 있기도 하고요. 물론 그 인형을 사지는 않아요. 음.... 제가 갖고 있을 만한 장난감은 아닌 것 같아요. 전 초등학교 3학년인 걸요.



"우리 동전이랑 뭐 먹을까?"

"오늘은 비빔국수요!"


주말마다 덕이랑 할머니를 만나러 가요.

물론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날은 못 가기도 하지만요.

할머니에게 듣는 옛날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어요.

할머니는 고무신을 신었다고 해요.  할머니의 아빠는 그러니까 우리 엄마의 할아버지는 서당이라는 곳에서 공부를 하고요. 책은 가방 대신 보자기라는 것에 넣고 다녔어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나라가 전쟁을 하고 있을 때는 아기였대요. 할머니에게 듣는 역사는 생생해요.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나오는 시대에 살았어요!

아... 그리고..

할머니도 어렸을 때 저처럼 콧구멍이 세 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없어요.

"할머니, 저도 어른이 되면 없어져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할머니의 엄마는 돌아가실 때까지 콧구멍이 세 개 그대로였으니."

"아.. 전 싫어요. 남들과 다르다는 게. 차라리 점이면 좋겠는데 점도 아니고. 아니 점이라도 싫어요."

"그런 마음이 왜 안 들겠어. 할머니도 그랬는데...."

"할머니는 몇 살 때 세 번째 콧구멍이 사라졌어요?"

"글쎄다. 18~19살?"

"저는 중학생이 되기 전에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없어질까요?"

"마음문을 닫으면..."

"네~에?"

"마음에 문이 있어요? 어떻게 닫아요? 할머니 너무 어려운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by 빛날 ( 마음의 문. 그게 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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