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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Sep 20. 2024

작열하는 태양아래 바람이 불면

가을인데 너무 더워요.

작열하는 태양입니다.

마당 한쪽에 빨랫줄을 만들었습니다.

그늘이 전혀 없어서 빨래가 마르기 딱 좋습니다.

빨래를 탁탁 털어 널고 집게로 고정을 합니다.

바람이 불면 옷이 날려 빨랫줄에서 떨어지기도 하니까요.

원피스 하나만 옷걸이에 걸어 널었습니다.

창문을 통해 마당을 보니 옷걸이에 걸린 원피스가 뱅글뱅글 회전하고 있습니다.

바람이 좀 붑니다.

긴 원피스 끝자락이 바람에 휘리릭 날립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빨래는 3시간 만에 바싹 말랐습니다

바람이 불면 옷은 어떨까요?

옷에도 작은 숨구멍이 있지 않겠습니까?

숨을 좀 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랫단으로 물기가 몰려 옷자락이 무거울 텐데 바람이 부니 살짝 들립니다.

옷이 말라가며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열심을 다해,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삶에서 태풍을 만나면 온 힘을 다해 막아보려 합니다.

힘을 써서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람이 부는데 날리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막으려 하지 말고 흐름에 맡겨봅니다.

바람의 방향을 알아차릴 정도의 정신줄은 붙잡고 있으면서요.

중심만 잃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뜻인데요.

그렇게 살면 우리의 삶이 조금 더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빨래에 바람이 불어 숨구멍을 만들어 준 것처럼요.


글을 화요일 저녁에 썼는데 오늘  수요일 새벽부터

산청에는 비가 많이 옵니다.

하늘은 우리의 필요를 알고 있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by 빛날 (진짜 가을이 시작되려나 / 출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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