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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Oct 21. 2024

밥집, 당구장, 진주

 마트, 식당, 카페, 빵집, 정육점, 생선가게....

한 번 가서 괜찮으면 단골로 다니는 편입니다.

산청으로 이사 온 지 10개월이 되니 단골이 될 만한 곳이 생깁니다.

이사 오기 전과 다른 점은 도시처럼 선택지가 많지 않고 배달앱을 사용하는 음식점이나 카페가 거의 없습니다. 배달을 하더라도 소량 배달이 잘 되지 않아 포장을 하는 편이고 식당은 늦은 저녁을 해결한 곳이 부족합니다. 특히 혼밥을 할 수 있는 식당은 더 좁아집니다.


 많지 않은 식당, 영업시간,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

좁은 선택의 영역에서 다행스럽게도 알짜가 있습니다.

혼자가도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는 편안한 식당이 있습니다.

휴게소 식당이라 매점과 같이 운영이 되는데 단점은 오후 6시 전에 가야 저녁을 먹을 수 있습니다. 

장점은 쉬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집에서 1.5Km 떨어진 곳이라 출근하지 않는 날은 운동삼아 걸어갈 때도 있지만 보통은 차 타고 갑니다.

주변에 걸어서 가는 식당, 마트는 없습니다. 걸어갈 수는 있지만 배고파 밥을 먹으러 가는데 그냥 집에서 밥을 먹는 게 낫겠지요. 마트가 4km 거리에 있다는 것도 감사함입니다.

펜션 입주민들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가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식당 사장님은 이 지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계시는 원주민입니다. 입주민과 원주민과의 만남입니다.


 산청군 신안면에 있는 진달래휴게소입니다. 휴게소라 매점과 같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정말 기대 없이 갔습니다. 그냥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생각으로 갔고 외관도 휴게소 같습니다. 그냥... 휴게소...

문을 여는 순간....... 감탄이 나옵니다.

"아~~~~~~"

by 빛날 ( 한 명을 위한 한 끼의 밥 )

조밀하게 배치하지 않은 공간에 창 밖으로 보이는 뷰는 뭘까요?

강이 흘러가고 강너머 산이 보입니다.

산과 나무의 푸르름과 흘러가는 강물의 흐름에 힐링의 공간이 됩니다.

어탕국수가 맛있다고 추천해 주셨는데 비빔밥도 갈비탕도 콩국수도 다 맛있습니다.

반찬도 매일 다르게 해 주셔서 갈 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메뉴판에 있는 메뉴를 다 먹어보지 못했는데 다 먹어 보려고요. 갈 때마다 어탕국수를 주로 먹게 되었어요. 집에서 잘 먹는 음식이 아니니까요.


 밥을 먹었으니 디저트를 먹어 볼까요? 어디로 가 볼까요? 펜션 안에 카페가 있지만 이웃 카페에서도 즐겨봅니다. 주변 가까운 곳에 유명 카페가 있어요. '산청요'라고 도자기를 만들고 전시관도 있습니다. 빼어난 경치와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방목리카페'도 있습니다. 유명하고 예쁘다고 해서 한 번씩 가 봤습니다. 카페는 아직 단골이라고 정한 곳은 없습니다. 펜션 안 마당을 지나가는 우리 집안 카페를 단골로 이용합니다. 산청에 와서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장소가 하나 있습니다. 딱 한 번 갔는데 아마 앞으로 갈 기회가 일을지 모르겠습니다. 당구장입니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보통 집에 들어옵니다. 평생강좌 수업을 듣는 일 외에는 딱히 갈 곳이 없고 늦게 영업을 하는 곳을 알지 못합니다. 외지에서 이사 오신 분인데 이 지역 편의시설을 잘 알고 계시는 분께 여쭤봤습니다.

"이 동네에 늦게까지 사람들과 있을 만한 곳이 있을까요? 영업하는 곳이요."

"있지요. 치킨집에서 호프 할 수 있고 당구장도 있고."

"이 시골에도 당구장이 있어요?"


하나 있다고 합니다. 호기심 많은 사람이라 시골의 당구장이 궁금합니다.

대학 다닐 때 포켓볼이 여학생 사이에 잠시 유행한 적이 있어 친구 따라 가 본 기억이 전부입니다. 호기심 넘치는 작가의 부탁을 들어주시겠다고 합니다. 글 쓰는데 도움이 될 거라며... 함께 아는 친구들과 당구장을 갔습니다. 야호!

저녁을 먹고 갔는데 사람들이 많습니다. 거리에서 본 사람들보다 당구장안에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인과 손님 포함 모두 남자분들이시네요. 여자는 저 혼자 뿐입니다. 주로 여자 많은 곳에서 생활했는데 이런 환경.... 캬.. 낯설지만 좀 기분이 좋습니다. 서비스가 좋습니다. 사람수 대로 음료 한 팩을 주십니다.

당구를 전혀 모르는 관계로 의자에 앉아 심판을 보라 합니다. 그렇게 당구장 심판을 보고 적당히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8월 여름 저녁의 일이었는데요.... 반팔, 반바지. 슬리퍼로 동네를 돌아다니며 저녁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즐기는 일이라 한여름밤의 꿈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by  빛날 ( 한 여름 밤의 당구장 )

 산청군 단성면 신안면 시천면이 주로 활동영역인데 이 주변에는 쇼핑이 좀 부족해서 가까운 진주로 나가야 합니다. 집에서 자동차로 20~30분에 있습니다. 자동차 블랙박스를 교체해야 해서 진주에 갔는데 마침 그 주변에 제가 좋아하는 다이소가 있습니다. (추석 명절이 지나고 집 가까운 원지에도 다이소가 생겼습니다. 얼마나 좋은지요!) 블랙박스 설치를 하고 점심을 먹으려는데 아웃백스테이크가 다이소 바로 옆에 있어요.

시골에 와서 양식을 먹어 본 기억이 없는데요. 패밀리레스토랑에 혼자 가 본 적이 없지만 스테이크도 반갑고 패밀리레스토랑도 반가워서 혼자 스테이크를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수프가 나오고 빵도 나오고 스테이크..... 음.... 얼마만이냐! 정말 맛있게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가끔 이렇게 도시에서 누렸던 편의시설들을 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가족이 있는 대구에 가면 대형마트를 갑니다. 다양한 종류와 많은 물건, 신상 제품에 감탄을 하면서 장을 봐서 집으로 옵니다. 도시로 다시 가고 싶냐고요?

.............


글을 쓰는 책상 앞 큰 창으로 강과 산이 보입니다.

오늘의 강물은 바람과 함께 살짝 빠른 물결을 그리고 흘러갑니다. 

자연에 감탄하며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습니다.

by 빛날 ( 강은 물결을 그리며 오늘도 자신의 갈길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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