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9

열아홉에서 쉰둘로

by 천천히바람

중년의 은희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함께 했던 여고생 시절을 훌쩍 뛰어넘고 삼십 년이 지나 합 애 다섯을 키워내고 우리는 남편들과 함께 우리 집 식탁에서 어색함 없이 경계심 없이 만났다.


은희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한 자리 크게 했을 친구로 나를 자기 남편에게 얘기했고 나는 은희의 선함과 긍정에너지를 나의 남편에게 얘기했다.


그들은 들러리이고 우리는 삼십 년 지난 우리의 친구들 근황을 빠르게 나눴다. 그들, 즉 우리의 남편들은 우리 친구들의 근황을 들었고 아픈 친구들을 함께 걱정했다.


세월이 우리에게 준 겸손으로 뜻대로만 자라지 않는 자녀에 대한 자랑 섞인 불평을 나눴고 향후 수령할 연금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에 대해. 공무원연금 승!!


나는 만나서 나눈 얘기보다 만나고 난 후의 느낌을 믿는다. 편안했다. 잘 살아낸 친구에게 또 보자는 진심을 건넸다. 말이 아닌 서로의 기운으로 나는 친구를 응원했고 은희도 그리하였으리라.


살아보니 만남의 공기는 정확하다. 편하고 거짓 없는 그 공기를 나는 알아가고 있다. 성장하는 증거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