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비싼 것보다는 싼 걸로 삽시다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게.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를
치료하는 과정이 그렇게
순탄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물 치료가
내 삶에 소소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ADHD 치료제 중에
콘서타(Concerta)와 메디키넷(Medikinet)이라는
두 가지 약물이 꽤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두 약물의 공통점은 모두 ADHD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기반이라는 점입니다.
콘서타는 약물 복용 후
약 12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하여,
아침에 한 번 복용하면
하루 종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메디키넷은 빠르게 작용하는
4~6시간 동안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해요.
두 약물 모두 ADHD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지속 시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지속시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더라고요.
두 약물 모두 주의력 향상과
행동 조절에 도움을 주지만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비슷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콘서타는 긴 지속 시간을 가진 반면,
메디키넷은 다양한 지속 시간을 제공하여
개인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맨 처음 진단 후 적은 용량의 메디키넷을 아침 식사 후,
저녁 식사 후 먹고 있었는데요.
사실 첫 주는 그렇게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어요.
처음에는 약효과와 부작용,
적합한 용량을 찾기 위해
1주일마다 방문했습니다.
메디키넷을 용량을 늘려 복용하기 시작한 2주째부터는
나는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은 거 있죠???
약물 복용 후 30분 정도 지나니
뇌가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중력이 향상되면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겼는데요.
엄청난 두통과 복용 후
두세 시간 내에 밀려오는
엄청난 졸음 때문에 힘들어졌습니다.
아침약은 챙겨 먹어도,
두 번째 약은 계속 까먹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약효가 떨어질 때쯤
찾아오는 공허함과 우울감이랄까요???
그래서 의사와 상담 후,
콘서타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콘서타는 하루 종일 지속되는
효과 덕분에 더욱 안정감을 주었는데요.
게다가 한 번만 먹어도 되니
까먹진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아침에 한 번 복용하니,
하루 종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약물 치료가 진행되면서,
나의 대인관계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더 차분하게 참여할 수 있었고,
과거의 충동적으로 약속을 잡았던
행동들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특히, 친구들과의 대화가 훨씬 원활해져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젠, 친구가 말하는 도중에 말을 끊진 않아서
원활한 대화가 되어갔다고 합니다.
정서적 안정감도 느껴졌습니다.
약물 치료 후,
불안감이 줄어들고 감정 조절이 쉬워졌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더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최대한 만들지 않고
할 수 있을 것들로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그로 인해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는 좌절감을
최근에는 느끼지 않았어요.
다만, 제가 먹는 콘서타 용량이
전국에 공급이 줄어들면서
다시 메디키넷으로 바꿨는데요.
다시 시작된 두통과 졸음이 시작된 겁니다.
약을 중단하고 다시 병원을 가야 했어요.
두통과 졸음 때문에 한동안 약을 안 먹으니
시간 감각이 둔해져 있더라고요.
정신과는 대기시간도 길어서
일찍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늘 타이트한 시간에 접수를 합니다.
매번 다음 약속까지 맞추기 어려운 시간에
도착해서 접수 취소를 하고
돌아간 적이 두 번이나 되었습니다.
결국엔 세 번째 시도 만에 약을 교체할 수가 있었네요.
이전 삼기 정신이었다 합니다.
평생 가져가야 할 ADHD이기에 본인에게 맞는 약과
적정량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산은 비 올 때마다 사는 것 같네요.
그리고 지하철에서 놓고 내리는 한결같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