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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진 May 09. 2021

정치적인 테니스

운동 <테니스>

ᅠ달력이 파란 토요일. 오늘은 어버이날인데 부모님 댁이 아니라 스타벅스에 있다. 알리바이는 밀린 일이지만 난 한 시간째 파란 하늘과 비행운을 구경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계획대로였다면 어젯밤에 갔어야 했는데 내 핑계 없는 무덤은 어제 드린 용돈과 부족한 잠이 전부다. 예년 같으면 흰 봉투에 담아 직접 내밀었을 텐데 카톡만 삐죽 내밀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디지털 봉투에 내 죄스러운 마음만큼 액수를 더 보탰다. 그럼 왜 이런 궁색한 마음을 방치하고 여기 머물까. 답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불효를 감수하기로 했다면 뭔가 이유가 있어야 할 텐데. 부모님의 다 이해한다는 카톡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나도 날 이해할 수 없기에 겸연쩍은 이모티콘만 보냈다.


 평소와 달리 스타벅스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다. 화기애애한 수다 소리를 백색 소음처럼 귀에서 웅웅댔다. 졸음을 쫓느라 양 뺨을 손바닥으로 치니 옆자리 학생이 나를 쳐다봤다. 그의 눈빛도 흐리멍덩했다. 우린 '책 보긴 어려운 분위기다.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사이 낮이 기울고 따사로운 봄볕이 누그러져 있었다. 노을의 찬란한 향연이 스타벅스 실내를 가득 채웠다. 늘 보던 카페가 일류 건축가가 만든 공간처럼 멋스러워 보였다. 작년까지 안국역 근처에서 자주 갔던 노스테라스 카페가 그리워졌다. 고요한 분위기 첫 책을 탈고하던 때를 기억한다. 창밖으로 지는 네온 속 노을을 보면서 글로 먹고사는 삶을 꿈꿨다. 나름대로 추억이 있는 공간인데 한창 코로나를 잘 통과하더니 최근에 문을 닫았다. 도시에서 조용한 카페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렇게 스타벅스처럼 와글와글해야 버티나 보다. 십 분 정도 지나자 더 농밀하게 달궈진 노을빛이 쏟아졌다. 바삐 스러져가는 황혼의 조짐이 내 심란함을 위로해 줬다. 에어팟으로 왁자지껄을 소곤소곤으로 만들고 빌 에번스의 <포트레이트 인 재즈> 앨범을 들으며 한동안 창밖만 바라봤다. 코카인 중독에 의한 합병증으로 이른 나이에 죽은 이 천재 피아니스트는 기존 내가 아는 재즈와 달리 서정적이고 감미로워서 독서와 산책에 모두 잘 어울렸다. 노을이 지기 전에 서둘러 짐을 챙겨 카페를 나섰다. 동네를 몇 바퀴 산책하며 땀을 쭉 빼고 맛있는 걸 먹고 싶었다. 이렇게 어버이날도 여느 주말과 다르지 않게 끝을 고했다. 어머니 아버지 불효자는 여름휴가를 기약합니다.


 몸무게를 쟀더니 76까지 떨어졌다. 요즘엔 한 근 덜어내기도 힘에 부친다. 샤오미 체중계는 그래프로 내 몸무게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우량주임을 보여줬다. 그래도 어제는 퇴근하고 두 시간 넘게 테니스를 했으니까 체지방은 좀 덜지 않았을까. 라켓줄이 뜨거워질 정도로 쉽지 않은 랠리였다. 나름 우리 회사 박페더러인데 상대가 윗분이라서 제대로 한 번 휘두르지도 못했다. 네트 위로 넘어오는 연두색 테니스공에 힘은 덜고 예우와 존경을 담아 사뿐히 넘겨드렸다. 상대가 아무리 풀 스윙으로 갈겨대도 난 스펀지처럼 완충해서 살포시 받아냈다. 그의 포핸드 각도에다가 나 좀 잡아드시라고 정확하게 떨궈줬다. 지는 것도 자연스럽고 능숙해야 한다. 두꺼운 헤드밴드를 맨 상사는 마치 자기가 라페엘 나달에라도 빙의한 듯 체중을 싣고 힘차게 공을 넘겼다. 나는 표정 하나 구기지 않고 나자빠졌다. '오늘 컨디션 너무 좋으신데요? 따라갈 수가 없네요.' 내 너스레가 잘 먹혔는지 그는 힘 좀 내라며 날 격려했다. 난 시종 그의 요넥스 헤드밴드가 눈에 거슬렸다. '요넥스는 배드민턴 아닌가. 요넥스 헤드밴드에 나이키 축구 유니폼은 몰상식이지. 그건 그렇고 빨리 집에나 갑시다.' 성질 같아선 그의 미간에 내 강력한 백핸드를 먹이고 싶었지만 내 근육은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 앞에선 파우더일 뿐이었다. 목구멍이 포도청까지는 아니더라도 구치소나 파출소 정도는 되니까. 직장생활 10년 차 관록으로 다시 랠리를 시작했다. 어설픈 척 못 치는 척 안 배운 척. 어머니 아버지, 오늘 아들은 비 오는 클레이 코트에서 참을 수 없는 무거움을 느꼈답니다. 랠리는 두 시간을 넘겨서야 끝이 났다. '댁은 오늘 편안하게 사무실에서 앉아 쉬었겠지만, 난 어제 새벽까지 글 쓰고 오늘 회의를 세 건이나 주재했다고.' 배가 너무 고파서 참을 수 없을 즈음 마침내 코트 조명이 꺼졌다. 근데 내가 생각하는 끝이 그들에게는 본격적인 시작이었는지 약속이나 한 듯 ‘메기 매운탕에 소주 한잔’이라는 구호를 붙였다. 나는 머리를 굴리다가 내일이 어버이날이라는 사실이 퍼뜩 떠올랐다. 지금 어머니가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하나뿐인 막내아들이 오길 코가 빠지라 기다리고 계신다고 택도 없는 핑계를 댔다. 속으로는 매운탕은 사랑하지만 그걸 댁들의 인생 조언 따위를 들으면서 먹기 싫은 거라고 되뇌었다. 난 율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다양한 제스처로 공세적인 참석 제의를 뿌리쳤다. 겸연쩍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코트를 빠져나가는데 뒤에서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쟨 술 안 마셔. 우리 같은 노땅이랑 금요일 밤에 놀겠냐.' 그렇게 잘 알면 테니스 코트에 부르지도 말았어야지! 오늘 어깨랑 복근 하는 날인데 헬스장도 못 갔잖아! 치미는 짜증을 억누르며 차에 탔다. 요넥스 머리띠는 배드민턴 칠 때나 두르고 제발 이제부터 테니스는 니들끼리 쳐라. 차에 오르자마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구슬픈 노래를 따라 불렀다.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후회하고 눈물도 흘리고’ 집에 가지도 않으면서 당치 않은 이유로 부모님을 팔아서 죄책감이 들었다. '한 번 더 술 먹자고 하면 나라까지 팔아먹을 생각이니, 제발 나 좀 부르지 마쇼.' 발작하듯 액셀을 밟고 4천 아르피엠을 찍고 달렸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단속 카메라를 보고 다시 속도를 줄였다. 요즘엔 어디서도 홧김에 말을 뱉기 어렵다. 내 화는 오직 헬스장에서 쇳덩이와 씨름할 때만 뿜어 나온다. 사무실만 가면 바로 카디건 하나는 거쳐야 할 정도로 차갑게 식는다. 파티션 밑에 다소곳이 웅크린 나는 놀랄 것도 기쁠 것도 없는 미생이다. 늘 북유럽 날씨처럼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칼퇴근을 할 수 있는 12가지 방법만 생각한다. 화가 안 풀리고 기분이 처져서 늦었지만 헬스장에라도 갈까 했지만, 화 내기에도 너무 지쳐서 건너뛰었다. 


ᅠ배가 너무 고파서 근처에 사는 친구를 불러 고기를 구워 먹었다. 오래간만에 먹는 삼겹살이었다. 곧 유학차 이태리로 떠나는 친구와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외톨이인 나와 놀아주던 친구가 떠난다니 서글펐다. 그간 곁에 머물러줘서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뉘앙스를 전달했다. 노곤한 몸을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고 최근 우리에게 생겼던 일을 하나하나 복기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는 대화에 굶주려서 충동적으로 깜짝 놀랄 비밀을 털어놨다. 농담 반 진담 반 과장을 섞어서 어디까지나 믿기 어려운 얘기를 꺼냈다. 지난 몇 달간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식당에는 가족 단위 손님으로 가득했다. 다 좋은 아들 좋은 딸 노릇 하려고 사진도 찍고 맛있는 케이크를 나눠 먹었다. 다시 마음이 쓰였다. 역시 집에 갔었어야 했나. 난 친구의 미래를 기약하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부모님 댁 주소를 내비로 찍었다가 바로 다시 취소했다. 아무래도 금세기에 효자 노릇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생각하느라 바쁘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밤이었다. 알다가도 모를 내 맘.


ᅠ집에 도착해서 컴컴한 방 불을 켰다. 얼마 전부터 키우기 시작한 내 동거 식물 붓꽃이 발아한 게 보였다. 난 너무 놀라서 소리를 빽 질렀다. 누가 들으면 라면을 발등에 엎은 줄 알았을 것이다. 혼자뿐인 집에 메아리가 치는 것 같았다. 자식처럼 키웠더니 어버이인 날 효도인가. 옆에 심은 새 화분도 곧 싹을 틔울 모양인지 흙이 촉촉하고 생명의 냄새가 났다. '내가 너희들 밥 주려고 집에 안 간 거 알지? 역시 사랑은 내리사랑인 거 이해하지?' 난 물을 흠뻑 적시며 새삼스럽게 내가 독거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격했다. 그간 귀찮게만 여겼던 동거 식물의 성장에 감동해서 한동안 멍하니 베란다에 앉아 있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샤워를 하고 난 전에 없이 깊은 잠에 빠졌다. 사람 기분이 작은 싹 하나에도 이렇게 바뀔 수 있다니 놀라웠다. 


ᅠ어버이날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북을 켰다. 가족 단톡방에서 나를 빼고 가족끼리 점심 식사 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아버지와 형이 뭘 하길래 안 오냐며, 지금이라도 오라고 보채는 메시지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메일을 여니 편지함에 고대하던 원고 청탁 문자가 있었다. 홍대 작은 재즈바에서 연주하는 뮤지션을 소개하는 글을 써달라는 제안이었다. 첨부한 영상을 보니 작은 바에 피아노와 몇몇 목관악기가 놓여있었다. 고료를 요구하기도 뭐 할 만큼 영세한 상황으로 보였다. 내 예상대로 코로나로 한동안 공연을 못 한 데다 소속 뮤지션은 죄다 투잡을 뛰며 간간이 먹고산다는 ‘인간극장’식 인터뷰 내용도 있었다. 그러니까 홍보를 위해 사람 냄새 폴폴 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거지.'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소규모 밴드의 삶을 써낼 수 있을지 막막했다. 또 고료를 얼마나 받아야 할지도 헷갈려서 거절 의사를 밝히는 메시지를 보냈다. 근데 영상의 막바지에 '빌 에번스' Like Someone in Love를 연주하는 뮤지션의 모습이 보였다. 빌과는 달리 살집이 있고 어깨가 넓었지만 내 막귀가 듣기에도 연주가 훌륭했다. 갑자기 마음이 묽어졌다. 어버이날 집에도 안 가는 놈이 일이라도 해야지. 비밥처럼 즉흥성 넘치는 글은 어떨까. 생각이 미치기도 전에 덜컥 수락 메일을 보내버렸다.


ᅠ얼마 안 있어 재즈바에서 보내준 자료와 영상이 메일로 도착했다. 난 일류 연주자를 목표로 하루하루 바삐 사는 젊은 음악가의 일상을 구경했다. 큰 공연장에서 연주도 하고 음원도 내서 큰돈을 벌고픈 그들의 꿈을 응원하는 글을 써내기 시작했다. 강헌, 임진모 평론가라도 된 것처럼 극찬을 남발했다. 일류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연주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적었다.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뮤지션의 일상이 시시해지지 않도록 정성껏 단어를 조탁하고 문장을 꾸며냈다. 하지만 완성된 글을 읽어보니 가당치 않았다. '누가 누굴 평가하듯 쓴단 말인가.' 아침에 출근하고 점심에는 졸음을 참으며 뭔가를 만들어내는 가난한 예술가의 초상을 내가 이렇게 막 그려도 괜찮은 걸까. 여기 이렇게 앉아서 내 맘대로 각색하는 건 누구 아이디어일까. 이건 상상인가 허구인가 그냥 거짓말인가. 값싼 동정심과 속 편한 낙관만 가득한 글에 의미가 있을 리 없었다. 도통 원고에 자신이 없었다. 한 번 의심을 품기 시작하니 끝도 없었다. 작성 간에 어떤 터치도 안 하겠다는 청탁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애초에 이런 제안을 받는 게 아니었어.' 내 글 속에는 뻔하디 뻔한 인디뮤지션이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고 흔하디 흔한 기타 리프만 들려왔다. 더 이어가지 못하고 노트북을 덮어버렸다. '차라리 로저 페더러의 우아한 백핸드에 대해서라면 잘 쓸 수 있는데.' 페더러와 스위스 융프라우의 붉은 노을 배경으로 랠리를 하는 단편 소설이라면 기막히게 적을 자신이 있는데. 그런 글은 영 청탁이 오질 않았다. 다시 노트북을 켜고 지금까지 써둔 원고를 청탁자에게 보냈다. 메일 말미에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이런 글을 원하시는 게 맞을까요? 맞다면 고료는 필요 없으니 쓰셔도 괜찮습니다.’


ᅠ스타벅스에서는 좀처럼 책이 잡히질 않아 아이클라우드에 담긴 옛 사진을 꺼내 봤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엔 동의할 수 없지만, 습관처럼 남겨진 옛 사진을 들춰본다. 손가락으로 쓱쓱 넘길 때마다 감상에 빠져서 허우적거린다. 그다지 그리운 것도 미련이 남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아련해진다. 사실 난 지난 연애 사진도 다 남겨뒀다. 난 왜 모두들 과거를 잊으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좋았었던 일도 많았을 텐데 그걸 애써 부정하려 드는 건 또 뭔가 싶다. 잊고 싶은 거라면 잊는 게 맞지만, 잊어야 하기에 다 없애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게 현재 연인을 위한 예의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정말 그게 맞는 걸까. 난 항상 숨김없이 내 과거를 밝혀왔다. 하지만 헤어진 사람이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다는 걸 이해시키긴 어려웠다. 그래서 나 역시도 예의상 다 지우고 없앴다. 대신 좋은 기억을 글로 썼다. 그걸 다 모아서 책도 한 권 냈다. 초기 구상은 흥미진진한 '알랭 드 보통'식 연애소설이었지만, 완성된 걸 찬찬히 읽어보니 과거가 그리워서 어쩔 줄 모르는 애송이의 징징거림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나와 끊어진 인연을 향해 내 식대로 작별 인사를 남길 수 있었다. 널 만나서 기뻤고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고 얘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ᅠ휴일에도 바삐 울리는 톡을 읽지도 않고 지웠다. 대부분 볼 필요도 없는 허튼소리였다. 아이고 어머니 메시지도 있네. 난 오늘 잘 챙겨 먹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요즘 좋다고 어머니도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답장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사놓은 눈웃음치는 이모티콘을 안부인사에 담았다. 마지막 숫자가 지워지기 전에 메시지가 하나 날아왔다. 기대했던 연락이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종일 휴대전화기를 손에 쥔 기분마저 들었다. 먼저 연락할 용기가 없어 뜸을 들였는데 막상 메시지가 오니 반가웠다. 요즘 근황을 매개로 이어질 깊은 대화를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1이 지워지고 1을 생성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기대와는 달리 진부하게 뜸을 들이고 전형적으로 떠보는 대화로 가득했다. 스타벅스를 나와 도시를 이리저리 배회했다. 날이 참 좋아 근처에 자전거가 없는지 살폈다. 따릉이 앱을 켜고 빠떼리가 가득 찬 놈을 찾아냈다. 귀에서는 빌 에번스가 고개를 처박은 채 담배를 꼬나물고 연주하는 마지막 트랙 <Like someone in love>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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