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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개미 Oct 19. 2021

고민(9) 떠날 용기

Part1. 나로부터_ 떠날 용기

Part1. 나로부터

고민은 어디서부터로 오는가? 마음의 불안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는 경우도 많지만 외부 환경을 다양하게 해석할 줄 아는 마음으로부터 오기도 한다. 내 안을 잘 들여다보고 내 안의 소리를 잘 들어보자.




고민⑨                                                                                                          취업 준비생 (28세)

고민 상담자: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7개월간의 어학연수를 받았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면 긴 

7개월간 기억은 7년간 품으며 그리워하며 지냈습니다. 그곳은 바로 캐나다입니다. 처음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모든 것이 새로운 동시에 무서웠습니다. 그때 저는 겁이 많았었습니다. 스물셋에 가족을 떠나 먼 타향을 온 것은 처음이었으니까요. (물론 제 의지로 왔지만요.) 처음은 새로운 동시 어색하고 무서웠고, 어느 순간엔 

익숙해지면서 단단해져 가는 저를 발견하면서 스스로 대견해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선

꼭 다시 캐나다를 가자고 저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을 살다 보니 갈 기회가 딱히 없었습니다.

취준생 땐 돈과 시간이 없어서, 사회초년생 땐 어중간히 모은 돈과 시간이 없어서

근데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돈과 시간이 없어서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 사실 떠날 용기가 사라져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했습니다. 최근엔 잠을 잘 때면 그곳으로 다시 가는 꿈을 꿉니다. 

그러고 눈 뜬 아침은 참 허망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용기를 다시 내고, 떠나서 다시 현실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상담가 몽숭이:

혹시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보신 적 있나요?  월터 미티는 단 한 번도 뉴욕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한 걸어보기 힘들어하고, 상사의 괴롭힘에도 참기만 합니다.  그런 그의 주특기는 '상상하기'입니다. 상상에서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도 하고, 괴롭히는 상사에겐 한방 먹여줍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그런 그를 '멍 때린'다고 놀립니다. 영화 중반에서 그는 어떤 계기로 아이슬란드로 떠가게 됩니다. 그 후부터 그는 평소에 하지 않을 법한 일들을 겪고 고난들을 헤쳐 나갑니다. 


영화 중반에서 후반을 지나면서 그는 상상을 전혀 안 하게 됩니다. 그가 상상했던 것을 현실로 해내가고 있으니까요!  간직했던 그리움을 상상으로만 남기지 않기 위해선, 용기를 갖고 떠나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우린 시간과 돈이 없는 것보다. 사실 우리는 다시 떠나기 두려워서 이런 핑계를 만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을 거예요. 가만히 있는 것이 제일 편하니까요.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이라면 이런저런 핑계 만들지 말고, 떠날 수 있을 때 과거를 현재로 만들어봅시다. 그럼 또 누가 알겠어요?  월터처럼 현재를 더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갈지. 


해결책: 상상을 현실로 만들자. 현실이 된 후 또다시 그리움이 되면 다시 떠날 준비를 해보자.

오늘의 추천차: 펌킨 라테
따뜻하고 부드러운 우유와 고소한 단호박이 잘 어우러져 추억 속의 그 순간을 느끼게 해 준다.


저도.... 9년 전에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그리워서 참고 참다가 3년 전에 캐나다를 다시 다녀왔습니다. 떠나기 전엔 일상이 너무 지겨웠고, 매번 캐나다로 다시 가는 꿈을 꿨었습니다. 같은 장소, 그때 만난 사람들이 매일 밤에 나오고 아침엔 현실을 살아야 하니 점점 일상에 집중하기 힘들더군요. (추억과 내 현실을 자꾸 비교했던 것 같아요.) 

그때가 직장 4년 차 29살 때였는데, 삶 자체가 무기력하다고 느꼈었던 때입니다. 곧 서른인데 내가 원했던 삶과 다르게 살고 있어 나 자신에게 실망했기도 했고....

여느 때와 같이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이렇게 살다 간 그리움 속에서 헤엄치다 살겠구나.'하고 이불을 박차고 바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비행기 표는 출근 지하철에서 거의 세 달간 매번 봤어서 언제 떠날지 다 생각은 해뒀었다.) 그때 혼자 얼마나 기립박수를 쳤었는지. 사실 믿기지도 않았고요. (다시 떠날 생각에 조금 무섭기도 했었습니다.) 연차를 추석 연휴 사이에 껴서 다녀왔는데요. 여행 중엔 힘들어서 다시 나의 현실과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었는데, 돌아오고 며칠은 그 마음이 잘 유지되었었는데 

다시 떠난 여행이 그리워지더군요. ㅎㅎ

살아감에 있어서, '그리움'은 필수 옵션인가 봅니다. 


(P.S 3년 전 그리웠던 캐나다를 9년 만에 다시 여행 갔다 온 후, 바로 다음 해인 2020년에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또 우리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군요.)





고민하면서 성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당신의 고민은 어디로부터 시작되나요?

당신의 고민을 들려주세요.


Email: mong.wor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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