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분야는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적지 않다. 먼저 가장 알려진 방법은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다.
현대 문명이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1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화학에너지를 이용해 열을 만들고, 그 열로 물을 수증기로 만들어 증기터빈을 돌린다. 그리고 증기터빈은 전기를 생산한다. 화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총에너지는 손실되지 않지만 전환과정에서 일부는 활용할 수 없는 형태로 흩어진다.
그럼 화학에너지는 어디서 얻고 있을까? 바로 석탄과 천연가스다.
에너지 생산, 정확하게 말하면 발전 분야에서 석탄의 비중은 줄어들긴 했지만 2021년 기준 석탄발전 비중은 약 36%이다. 대략 40여 년간 석탄의 발전 비중은 40% 내외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소폭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전체 전력 생산량 증가를 고려하면 석탄 발전량은 정체 상태다. 대부분 탄소로 이루어진 석탄은 탄소와 산소와의 결합을 통해 열에너지를 만들며, 탄화수소인 천연가스와 달리 수소가 없어 단위에너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천연가스의 두 배에 달한다. 그 때문에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가장 먼저 줄여야 하는 에너지원이 석탄이다. 그럼에도 석탄 발전 비중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석탄발전소 건설비용과 싸고, 건축기간이 짧은 데다가 원료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발전원료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조건, 즉 Reliability, Affordability, Clean 중 가장 중요한 Reliability와 Affordability를 충족한다.
석탄발전소는 지난 20년간 중국 경제발전의 근간이 되어왔다. 2000년에서 2018년까지 중국의 석탄 사용량은 세배나 증가했다. 2021년 기준 중국 전력발전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달한다. 그리고 중국의 경제성장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표준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과 석탄발전소의 경제성을 고려하면 석탄 소비량이 당분간 줄어들기는 어렵다. 현재로서 최선은 천연가스로 석탄을 대체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기록적인 비용 감소를 강조하면서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의 간헐성은 극복하기 힘든 문제다. 결국 일정 부분까지 태양광, 풍력 발전 비중을 올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재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구름이 끼고 바람이 잔잔하면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독일의 경우 2000년 대비 2019년에 약 5% 많은 577 테라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했지만 이를 위한 발전설비는 73%가 증가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간헐성 극복을 위한 예비전력을 위해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면 스마트 그리드와 에너지 저장 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으로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대규모 투자와 기술발전이 필요하며, 이는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부유한 국가가 아니면 신재생에너지를 주력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현재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원전이다. 프랑스는 전력의 약 40%를, 미국은 약 20%를 원전에서 얻는다. 하지만 원전은 발전원료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3가지 문제로 확산이 어려운 상태다. 바로 사고, 폐기물, 비용 문제다. 이 세 가지는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합리성을 조망해야 한다.
우리가 원전을 생각할 때 물어야 하는 질문이 바로 세 가지 문제다.
1. 원전은 정말로 위험한가?
2. 원전 폐기물은 보관과 처리가 어려운가?
3. 원전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비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