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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크티 Feb 28. 2022

전쟁이 주식시장에 끼치는 나비효과

전쟁은 결국 전 세계인을 피해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 조짐이 보일 때부터 글로벌 증시는 요동쳤습니다. 한국은 이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지도, 개입되어 있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주식시장이 흔들릴 일인가요? 게다가 상장사의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분쟁 소식이 국내 주식시장에 끼치는 나비효과는 무엇일까요?


우선 러시아는 알루미늄,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를 많이 보유한 나라입니다. 러시아가 지금까지도 떵떵거리면서 사는 것도 풍부한 자원이 바탕이 됐죠. 전 세계 공급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알루미늄 6%, 니켈 7%, 코발트 4%라고 합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면 이러한 원자재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톤(t)당 3416달러까지 치솟아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가격 급등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석유와 가스 공급국 중 하나입니다.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따뜻한 기후가 지속되고 있어 천연가스 공급이 쇼크 상태는 아니지만, 천연가스 수요를 석유로 대신하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석유가격도 덩달아 급등세입니다. 지난 24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35% 폭등했고요, 브랜트유 선물 가격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2014년 크림반도 사태에서도 글로벌 지수는 1~3% 하락을 경험했고, 수일 내 낙폭을 만회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1.6%, 수입 비중의 약 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원유(6.4%, 4위)와 천연가스(6.7%, 6위) 비중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원자재, 천연가스, 석유 가격이 불러올 '인플레이션'입니다. 안 그래도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데, 전쟁의 경제적 상흔은 항상 '인플레이션'으로 남았죠. 지난주 채권 변동성 지수인 MOVE 인덱스(Index)는 코로나 발생 시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고, 미국 2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은 2004년 이후 최고치(3.9%)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은 물가상승과 싸우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계획 중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은 3월에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종료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상 관련 논의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은 통화정책의 긴축 속도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긴축적으로 변화할 유동성 환경은 주식시장에 더 많은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전쟁은 결국 전 세계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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